28석 걸린 쏠림 없는 지역으로
도심 선거구에서 희비 갈릴 것
'9 대 19' 의석차 줄어들지 궁금

나병배 논설위원
나병배 논설위원

여야의 22대 총선 후보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충청 경우도 양당의 단수공천 지역이 속도감을 더하며 확정되고 있으며 당별 경선 지역 결과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본선행 티켓을 딴 여야 후보들 대진표가 완성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충청 성적은 여야의 전체 승패와 연동하는 경향성을 띤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 법칙이 작동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우선 충청 표심은 선뜻 종잡기 어렵다고들 한다. 수도권 이남에서 유일한 지역 특색으로 굳어진 지 오래이며 그래서 덤으로 얻은 별칭이 '스윙보트(변동투표)' 지역이다. 표심이 일방으로 완전히 쏠리기도 한다. 지역정서를 자극받았을 때나 탄핵 정국 등에서는 한쪽에 몰표를 던진다.

양당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스윙보트는 충청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충청의 지정학적 측면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즉 충청은 한국정치의 영·호남 대립구도에서 일종의 중화지대라 할 수 있다. 두 지역은 정치권력을 다투는 대척적인 관계다. 충청 입장에서 지역구 의석수가 압도적인 영남을 추수하기도 마뜩치 않다면 전략투표로 임하는 호남을 흉내내는 것도 체질적으로 잘 받지 않는다. 더 근원적으로는 정치·역사적 서사에서 비롯하는 집단 동인을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정치적 굴레나 속박 의식에서 자유로운 가운데 합리적 선택을 중시할뿐이다. 스윙보트는 그런 과정에서 체화된 귀결로 이해된다.

이런 충청 특성은 여야의 선거 전략을 더 고민하게 만든다. 표심 공략이 여의치 않은 데다 까다로운 구석도 있다 더구나 충청 28개 지역구 의석은 숫자 이상을 함의한다. 요컨대 여야 총선 승패기 충청 성적으로 갈리는 점에서 전략적 승부처가 맞는다. 그래서 여야 총선 판세가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해진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충청 총선 향배는 다음의 3개 지역 성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대전 서·유성구 4곳, 천안 3곳, 청추 4곳 등이다. 대전의 경우 7석 중 절반 넘게 몰려 있고 천안은 아산 선거구 2곳을 합치면 5석 효과로 이어져 충남 11개 의석의 절반 가까이 점유한다. 청주 4곳에는 충북 8곳 중 딱 절반의 승부가 걸려 있다. 따라서 이들 3개 시도의 선거구 밀집지구에서 우위를 보이면 충청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다. 경험칙이며 과거 총선 결과에서도 학인된다.

지난 17대 총선(2004년)부터 21대까지 20년 간 다섯 차례 총선 결과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 계열의 강세가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전의 서·유성구는 야당 아성에 가깝다. 지난 18대 때 서구을 1석을 자유선진당이 차지한 게 전부다. 20대부터 선거구가 3곳이 된 천안도 여당에게 험지다. 청주도 야당이 3곳에서 맹위를 떨쳐왔다. 청원구 5선, 서원구 4선 기록이 각각 나오는가 하면, 흥덕구 경우도 20년 간 한 차례도 보수진영에 의석을 내주지 않았다. 청주는 청주고 출신 고급 관료들이 의석을 독과점해 온 도시이며 직전까지 충북지사 3선을 역임한 인사를 배출한 것도 그 학교다

이렇게 볼 때 22대 총선을 앞두고 충청 최대 진앙은 이들 세 지역 11개 선거구라 할 수 있다. 21대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야당이 압도적 우세다. 22대 총선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준거로 보는 이유다. 조심스럽지만 22대 총선애서는 외관상 여야 경합이 예상된다. 대전은 유성을 5선 의원의 당적 이동이 변수라면 천안은 일부 선거구의 야당 수성 여력이 헐거워진 것이 주목된다. 청주는 여야 1대 3 구도에 균열이 생길지 여부가 관심사다. 전체적으로는 여야 승패 마진 폭이 크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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