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에너지 생산하는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
2007년 국내 기술로 개발…세계 최장 운전 기록 성과
핵융합연, 2026년 초고온 플라스마 300초 달성 목표

KSTAR 진공용기. 사진=핵융합연 제공


"무한하고 청정한 에너지."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방사성 물질이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무궁무진한 바닷물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미래의 대표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 핵융합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된다면 화석연료처럼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자원 고갈 염려가 없는 꿈의 에너지인 셈이다. 대한민국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핵융합에너지 실현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독립'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꼽힌다.

국내 유일 핵융합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핵융합연)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 상에 구현하는 인공태양 'KSTAR'를 개발하고, 핵융합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핵융합연이 보유한 KSTAR는 우리 기술로 완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다. 고진공, 극저온, 초고온 등 태양 환경에 버금가는 극한의 환경을 장치 내에서 구현한다. 인공태양은 초고온의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물질로 매우 높은 온도의 에너지 상태)를 가두기 위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고 오랜 시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저항이 없는 초전도자석을 활용한다. KSTAR는 나이오븀-주석 합금이라는 신소재 초전도자석을 적용한 최초의 핵융합 장치로, 지난 2007년 국내 기술로 완공되면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단번에 세계에 각인시켰다.

한국 인공태양 KSTAR. 사진=핵융합연 제공

핵융합연은 2008년 첫 실험에서 세계 최초로 단 한번의 시운전 만으로 플라스마를 켜는 데 성공하며 놀라운 시작을 알렸다. 2010년에는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세계 최초로 H-모드 달성에 성공했다. H-모드는 특정 운전 조건에서 플라스마의 성능이 약 2배 증가하는 현상으로, 핵융합 장치의 우수한 운전 성능을 대표한다.

2018년에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최초로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를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태양의 중심온도보다 약 7배 뜨거운 1억도 이상의 고온·고밀도 플라스마를 장시간 유지해야만 한다.

KSTAR는 2020년 세계 최장기록인 20초를 달성하며 핵융합 연구의 새 역사를 기록했으며, 이후 이를 30초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핵융합연의 목표는 2026년까지 초고온 플라스마를 300초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 대면 장치 중 하나인 디버터(열배출기)를 텅스텐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텅스텐 디버터 설치가 완료되면 1억도 플라스마 장시간 운전기술을 확보할 준비가 끝나는 셈이다. 핵융합연은 오는 7월 말까지 텅스텐 디버터 설치를 완료하고, 10월 중 플라스마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윤시우 핵융합연 부원장은 "텅스텐 디버터 환경에서 KSTAR 운전을 시도하는 것은 마치 KSTAR 완공 후 첫 플라스마를 켰던 때처럼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핵융합에너지 실현에 다가서는 연구성과로 국민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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