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목 서울지사 차장
백승목 서울지사 차장

"검찰이 범죄를 소명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설 연휴를 마친 이후, 언제 기소하느냐의 타이밍만 남은 듯 하다."

여당의 한 충청권 의원은 1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에 오를 여야의 주도권 경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설 밥상머리에 여야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이태원 참사 등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일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제거에 사활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의 잇따른 소환을 놓고 "(이 대표 소환을) 설 밥상에 먼저 올리려는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작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게 검찰의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 의혹이 제기된 김건희 여사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쪽으로 화살을 돌리려는 취지가 강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논란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에 "설 연휴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오를까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악마화에 여념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날 귀국한 것도 검찰의 시나리오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과 기본사회를 화두로 던졌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기간이 끝나면서 이태원 참사 특검 추진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야간 치열한 수 싸움이다.

그러나 이러한 싸움이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문제다.

민심은 실제 체감물가 인상에 아우성치고, 소득은 늘지 않고 일은 더 고되지는 현실에 개탄한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은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 끝만 보고 있냐"는 뜻이다. 정치권을 향해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다 달을 잊는다는 말로 곧잘 비유된다.

설을 앞두고 민심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달은 무엇인지, 손가락 끝을 보는 게 무엇인지 정치권은 냉정하게 분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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