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장제원 진박 감별사 설전에 안철수 "당의 중요한 자산" 나경원 옹호
안나연대 결성시, 각종 여론조사 상위권 오른 두 사람 지지세 확장될 수도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구도가 친윤계와 범친윤계인 '김기현 대 나경원-안철수'의 대립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기존 친윤 주자로 꼽혔던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 당하며 대통령실·친윤계와 관계로 틀어진 가운데 범친윤계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나 전 의원에게 손을 내미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다.

나 전 의원은 15일 출마 여부에 대해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전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에서 성당 미사에 참석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나 전 의원이 제출한 사직서를 윤석열 대통령이 수리하지 않고 해임을 결정한 데다, 친윤계가 나 전 의원을 향해 본격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은 "제2의 진박감별사"라는 날선 비난까지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을 향해 "제2의 진박(진짜 친박)"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장 의원은 "저는 제2 진박 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맞섰다.

이 같은 나 전 의원의 반격에 안 의원이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이날 SNS에 "당의 분열을 막고 모두 '원팀'이 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미 룰은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당대회 규칙 변경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 국민이 외면하는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면서 "당의 중요한 자산을 배척하는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나경원 등 친윤계가 '배척'하려 하는 이들을 "당의 중요한 자산"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출마를 희망하는 배경에 정치적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김 의원 쪽으로 쏠려 있는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 김 의원의 선거 캠프 개소식에 자당 소속 의원 40여 명를 비롯해 지지자 3000여 명이 모였다. 그는 윤심을 등에 업고 연일 세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김장연대에 맞설 후보는 수도권 중심의 안나연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기류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윤상현 의원이 당 대표 후보 모두 수도권 출마 선언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전적으로 동의하고 크게 공감한다"며 수도권 연고를 가진 의원으로서 영남 중심의 김장연대를 견제하기도 했다.

안나연대가 결성되고 최종적으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김장연대와 2파전에 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오른 두 사람의 지지세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이 각각 16일과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갖는 대목도 이러한 지지세 확장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 승리의 핵심 전략인 수도권 공략을 위해 당권주자들이 오 시장을 찾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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