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수 편집팀장 겸 지방팀장
임은수 편집팀장 겸 지방팀장

우리 사회 디지털 의존도는 심각하다. 최근 '카카오톡(카톡) 먹통'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실감한다. 출근길 택시잡기, 음식 배달, 쇼핑 등 모든 일상이 앱으로 시작한다. 출근길 휴대폰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편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다. 10명 중 9명은 짬을 내서라도 휴대폰을 가지러 갈 것이다.

또 전화 통화보다 카톡을 선호하는 시대가 됐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확인하는 것이 카톡이다. 업무 특성상 전화를 하면 집중이 안되기도 하지만 간단한 업무 협조나 전달 사항을 전하기에 카톡만한 게 없다. 가족 단톡방을 만들거나 모임 단톡방에서 하루 종일 울어댄다. 소소한 일상이 카톡으로 전달되고 정보 공유에도 도움이 된다.

카카오톡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카카오톡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상당수 시민은 카톡 서비스 장애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앱을 여전히 사용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14일 4112만여 명이었던 카톡 이용자 수는 화재 이튿날인 16일 3905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무려 207만명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비스가 점차 정상화되면서 카톡 이용자는 이튿날인 지난 17일 188만여 명 늘어난 409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탈했던 사용자 상당수가 하루 만에 카톡 이용을 재개한 것이다. 반복되는 오류에도 카톡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주된 네트워크 수단으로 자리잡아 앱 사용을 중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메신저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부담돼 탈퇴를 못한다. 이는 특정 네트워크 수단이 우위를 선점한 상황에서 단점과 한계가 있다고 해도 기존에 이용하던 것을 계속 선택하게 되는 현상으로 '록인 효과'(Lock in·잠금 효과)라고 한다. 쉽게 표현하면 충성고객인 셈이다.

하지만 충성고객을 잡기 위한 '록인 전략'은 영원할 수 없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상품이나 고품질 서비스를 앞세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잠금이 풀리며 고객 이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국내 경쟁사들이 고품질 서비스로 카톡을 대체할 반격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카톡 충성고객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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