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 논란'의 책임을 묻겠다며 발의한 박 장관 해임안이 총 170표 중 찬성표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야당이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첫 해임건의안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상정했다.

이후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건의안에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고, 이후 무기명 투표가 시작됐다. 다만 민주당은 현재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여당 의원들의 표가 없이도 단독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헌법 제63조에 명시된 국회 권한으로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전 '정의당 의원 6명 전원은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사실상 민주당의 단독 처리인 만큼, 여야의 갈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해임건의안 가결 직후 논평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돼야 하는 국회가 '정부 발목꺾기'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폭거로 또다시 무너졌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 사유는 그 어디에도 합당한 이유라곤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의 욕설만 남은 외교참사를 막지 못한 것도, 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오도록 한 무능도 모두 박진 장관과 외교라인의 책임"이라며 "윤 대통령은 오늘에 이른 무능한 외교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고 대통령실 외교라인 역시 즉각 쇄신하기 바란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박 장관에 대해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히 아실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민을 위한 국익 외교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다.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엄중한 국제정세의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30일 예정돼 있던 주한 중남미대사단과의 간담회 등의 일정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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