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정협의회 개최 정진석 '쌀값 안정·가계 금융부담 대책" 강조
김기현·안철수 '당심 잡기' 영남권 행보, 유승민 尹 때리며 존재감 과시

정진석 국힘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정기국회 입법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회를 갖고 '쌀값 안정'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를 위한 보폭 넓히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적극적인 지역 행보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호소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고, 비윤(非尹)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오는 28일 법원의 비대위 가처분 심리와 중앙당 윤리위의 이준석 전 대표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지 하루만에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가진 이날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쌀값 안정 정책 의지'를 강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쌀값 안정을 위한 조기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수급 과잉 물량 27만t과 시장 안정을 위한 물량 10만t을 포함해서 37만t의 쌀이 시장 격리돼 있지만 산지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까지 급속히 늘어난 가계와 기업의 심각한 금융 부담에 대해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5선의 정 비대위원장이 '정책 주도권'을 높여나가자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4선 김기현 의원과 3선 안철수 의원의 행보도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대전일보 DB

두 의원은 당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만큼 당심이 중요하다.

김 의원은 최근 한달 간 전남·대구·서울·제주·경기·부산 등 지역을 순회하며 당원 특강과 간담회 일정을 이어갔다. 당원과의 소통을 늘려 당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울산시장을 지낸 바 있는 김 의원은 현재 지역구 또한 영남권이다.

안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에 이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대선 주자로도 나선 바 있는 안 의원은 지난 6월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해 입당 경력이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수정당 안착에 주안점을 둔 모습이다.

정권 초기인 만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또한 차기 당권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 의원은 지난 대신 당시 원내대표를 맡아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력이 있고, 안 의원은 후보 단일화로 정권교체에 기여,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에 두 의원 모두 윤심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원외에서는 '비윤'으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이 순방 중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논란과 관련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요"라고 쓰며 선명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 시점을 내년 2월 이후로 제시하고 있지만,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는 이 전 대표의 '정진석 비대위' 관련 가처분 신청 심문이 변수다. 법원이 제동을 걸 경우 연내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법원이 정진석 비대위 체제를 인정한다면 국민의힘은 '이준석 가처분 리스크'를 떨쳐내고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로 국정감사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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