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선 대전시개발위원회 부회장
이건선 대전시개발위원회 부회장

포항 주차장 침수사고가 인재냐 자연재해냐 논란이 많다.
차량을 빼라는 방송을 듣고 차를 빼다가 7명이나 사망했다. 사랑해요. 키워줘서 고마워요. 그 절박한 상황에서 14살 중학생 소년이 엄마와 헤어지며 남긴 기막힌 사연이다.

자연재해지만 분명 인재도 있다. 예방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이런 상황을 자연재해로 치부하고 말 건가. 하천의 범람으로 불어나 물이 주차장으로 밀려왔고, 이런 상황을 밖에 나가 확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앉아 그 새벽 시간에 차를 빼라고 두 번이나 방송을 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문제를 왜 하천 범람을 했는가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고 싶다. 작년에도 인근 도시 청주에서 무심천 하천이 범람해서 큰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비가 많이 와서 자연재해라고만 판단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옛날 임금님의 최대 덕목이 치산치수였다고 한다. 홍수와 가뭄을 잘 다스려 국민들 농사가 풍년 되어야 나라를 잘 다스리는 임금님이었다. 예전엔 하천 제방뚝을 손본다든가 하천 바닥에 떠내려온 모래나 자갈 등을 2-3년마다 준설 허가를 해서 건설용 자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때는 국토부에서 수시로 부실한 제방 보수공사라든지 하천 준설을 관리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강과 하천관리를 환경부에서 관여하다 보니 국토부에서는 홍수나 태풍에 대비해서 교량 건설 시 신설 교량에 높이를 1.-2미터가량 높게 건설하도록 기준을 만들었다. 하천 준설 지침을 만들었으면 굳이 제방보다 교량을 높이는 지침을 안 만들었어도 될텐데 제방뚝은 그대로 놔두고 교량만 높이다 보니 기형적인 다리가 건설되고 있다.

이런 탁상행정 지침을 만들게 아니라 환경부와 환경단체와 충분히 협의해서 강과 하천과 지천은 적절한 시기에 지자체에서 2-3년마다 한 번씩 준설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천과 지천 바닥을 손도 못 대게 하는 압력은 어느 단체든 하지 말아야 하고 어떠한 규정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전시와 5개 자치구 협력 회의에서도 하천 퇴적물 준설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다고 하니 대대적으로 환영할 일이고 3대 하천뿐만이 아니고 지천도 점검을 해서 필요한 곳이 있다면 준설을 해야 한다.

하상에 준설토가 쌓여서 비가 조금만 와도 산책로 자전거 도로로 물이 흐르는 곳이 있다. 대전은 지형적인 여건으로 어떤 태풍도 어떤 장마도 수십 년 동안 큰 피해를 준 적이 없었다. 그러나 포항, 울산 최근에 청주 무심천 같은 수해가 대전도 언젠가 닥칠 수도 있다.

아주 오랫동안 시행하지 않았던 대전에 3대 하천과 지천 바닥에 쌓여있는 모래와 자갈 준설도 시행하고 유속의 흐름을 차단하는 지나치게 많은 버드나무숲과 갈대숲도 대폭적으로 정리를 해야 한다. 하천 둔치 산책로 자전거 도로 옆에 심어 놓은 관목류(조팝나무) 군식도 유속의 흐름을 방해하고 밤에는 음습한 음영을 만들어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해마다 전지하느라 혈세만 낭비하고 있으니 모두 굴취해서 없애버려야 한다.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것보다 치산치수를 해서 국민에 생명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환경단체를 핑계로 책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생태하천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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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선 대전시개발위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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