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경제 가난한 행복 (이내찬 지음 / 이다북스 / 352쪽 / 1만7000원)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잊고 있던 행복한 나라의 조건

우리나라는 최단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으며 정치적 민주화와 문화의 세방화도 이뤘다. 이 결과 세계가 한국의 발전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후발 개발도상국들은 한국 발전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렇게 잘사는 한국에서 국민들은 과연 행복할까?

이에 저자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경제 성장으로 국가의 부가 증가한다고 해서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이 그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사회구조적 환경의 질적인 변화가 수반돼야만 행복한 나라라고 강조한다.

행복은 시대와 관계없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다. 상당수의 선진국은 복지를 지향하고 있으며 정책의 목표를 국민의 행복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 두고 있다.

한국 역시 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국가정책의 주요 사항이 돼왔다.

2010년 초반부터 관심이 높아진 웰빙 여기 행복 또는 삶의 질과 연관된다.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행복지수'다.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행복지수를 확장·분석하고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위해 성장과 분배 양축의 중요성을 피력했던 저자는 책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민총행산(GNHP, Gross National Happiness & Product)'을 제안했다.

그간 한국은 양적으로 괄목하게 성장했으나 행복과 삶의 질은 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국민총생산이 아니라 '국민총행산'이다.

책은 인간 습성의 이해, 수평적 개인주의, 소외계층의 포용 그리고 후세대의 복지까지 언급한다. 이를 통해 경제 성장에 가려져 있던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행복과 삶의 질, 사회자본과 문화, 불평등 등 우리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개인과 사회 및 국가 차원에서 국민이 행복해질 방안을 고민한다.

또 경제학이 담지 못한 '행복'과 '삶의 질'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수치화할 수 있을까', '집단은 수평이 될 수 없을까', '정부가 커지면 혜택도 커질까'와 같은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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