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확진 뒤에도 접종해야 하는 근거 제시"
"기억T세포, 오미크론 변이에도 면역반응"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폭증하면서 백신 접종을 기피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 4명 중 1명이 3차 접종 후에도 돌파감염됐다는 추정 사례가 집계되면서 백신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신이 돌파감염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고 변이 바이러스에 상당한 면역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겪은 뒤에도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반응이 더욱 강해진다는 실험 결과도 나와 주목된다.

17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연구센터 연구팀은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기억 T세포'가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우한주)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주에도 강한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1년 11월에 처음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주는 이전 변이주들에 비해 돌연변이가 훨씬 많고 전파력도 강하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에게 오미크론 돌파감염이 빈번한 이유는 접종 후 생성된 중화항체가 오미크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mRNA 백신접종에 의한 기억 T세포 면역반응에 주목했다. 기억 T세포는 감염을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므로 감염자가 경증으로 빨리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효능 연구는 대부분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 자체를 막는 '중화항체'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 기억 T세포 관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백신을 2-3회 접종한 의료진과 코로나19 감염 이후 백신을 2회 접종받은 사람의 혈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기억 T세포가 초기 바이러스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도 상당한 면역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한 후 mRNA 백신을 맞으면 기억 T세포 면역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데이터도 확인했다.

또 개인별 면역반응 분석에서도 초기형과 오미크론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이러한 실험결과는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정민경 박사는 "코로나19 감염을 겪은 뒤에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결과"라며 "앞으로 개인별 면역반응 차이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화항체와 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 사진=IBS 제공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유발된 기억 T세포의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항바이러스 작용. 사진=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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