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학교 폭력으로 인한 자살을 다룬 영화다. 영화 속 한 장면은 `카따(카카오톡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생일파티에 일부러 한 시간 늦게 초대된 주인공은 혼자 초라하게 밥을 먹고 있다. 이 주인공을 제외한 친구들은 자기네들끼리 카카오톡 단체 방에서 주인공의 모습을 비웃거나 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카톡 감옥`에 갖혀 왕따를 당하는 사이버 폭력이 벌어지는 장면이다. 온라인 상의 학교폭력의 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학교폭력은 `왕따`였다. 그 집단 안에서의 따돌림이 온라인 폭력으로 진화했다. 신종 `사이버 불링`이 도를 넘고 있다. 사이버 불링은 이메일, SNS,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사이버상에서 욕설, 험담, 허위 사실 유포, 따돌림 등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왕따와 달리 사이버 불링은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게 가능해진다. 어른들이 알아채기 어려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사이버폭력`이 학교폭력의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이버불링의 유형은 다양하다. 욕설이나 비방하는 내용을 전송하는 심리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경우 둘째 특정학생의 개인정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통을 느끼게 하는 행위 셋째, 통신망을 이용해 음란메시지나 성적인 모욕이 담긴 내용을 전송하기도 한다. 또 단체 대화창에서 피해 학생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대화창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는`카톡 감옥`을 만드는 경우 도 끔찍하다.

폐해는 경악 수준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만 1만 4000건에 이르고 매년 폭증하는 지경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 몇 번 두드리는 걸로 특정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사아버불링의 적폐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피해자는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을 호소하지만 가해자는 장난일 뿐이라니, 인격 모독이 도를 지나친다. 마치 스마트폰 게임수준이다. 최근 사이버 불링에 경고를 날린 이탈리아 10대 모델 키아라 나스티의 일침이 떠오른다. "예의를 가지고 스스로를 닦으세요."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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