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골프계를 호령할 때 나는 지인들에게 " 타이거우즈는 잭니클라우스나 아놀드파머처럼 오랜 기간 세계 1위 지키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 이유는 잭과 파머에 비해 우즈의 골프 자세는 너무나 과도한 허리회전과 강한 무릎관절의 이동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 이상의 힘이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면 젊은 나이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 예견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예상은 적중하여 되풀이 하여 발생하는 타이거우즈의 허리부상은 선수 자신 뿐 아니라 그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지난 주 경기에서도 재기를 꿈꾸었지만 1라운드 후 허리 통증으로 기권하고 말았다. 우즈는 대학 시절 처음으로 무릎 관절을 수술 했고 그 후 아킬레스건 부상과 십자인대의 부상 그리고 최근까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척추 디스크 질환으로 두 번이나 수술했지만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위에 훌륭한 의료진이 있음에도 회복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략 세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처음 무릎 부상 후 불충분한 휴식이었다. 무릎에 이상이 생기면 허리에도 비정상적 운동이 발생하여 척추에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혼 등 사생활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몸을 더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위 환경과 언론매체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많이 접하는 추간판 질환 일명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완충 작용을 하는 구조물로 여기에 저항이나 심한 회전력이 비정상으로 가해지면 디스크를 감싸는 구조가 찢어지게 되고 그 안의 끈끈한 수핵이 터져 나와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누름으로써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 우즈의 스윙을 보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심한 허리 꼬임과 엄청난 관절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러한 비정상적으로 강한 힘, 특히 회전력은 허리디스크를 빨리 망가트린다. 증상이 심하면 허리디스크의 일부를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다. 수술 후에는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일정 기간 운동을 멈추고 충분한 휴식과 환자에게 맞는 근력운동 등 재활을 충분히 해야한다. 차이가 있지만 김연아 선수를 생각해 보자. 한때 허리 통증을 호소하여 국민을 걱정에 빠트린 적이 있다. 그러나 시합을 중단하고 충분한 운동과 휴식을 한 후 점프나 고난이도의 기술을 자제하는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최종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김연아 선수는 최근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은 없다. 인간의 몸은 기계와 다르다. 기계는 수선하고 조정하면 원래 성능을 금방 발휘하나 사람 몸은 아무리 좋은 약, 훌륭한 수술을 하더라도 100% 원상 복귀는 어렵고 또 치료 후 회복 기간 동안 관절과 근육을 보호하고 훈련시키는 시간이 상당 기간 필요하다. 보통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면 가벼운 일은 수술후 2주 째부터, 그리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는 4-6주 정도의 회복기간으로 충분하지만 우즈처럼 상당한 허리운동이 필요한 직업은 최소 3-6개월 정도는 일의 양이나 정도를 줄이면서 충분한 휴식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즈는 처음 허리 수술 후 바로 경기에 복귀한 것이 지금까지 부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환자의 직업과 일상생활의 차이가 수술후 회복기간을 결정하는 것이고 따라서 환자마다 똑 같은 수술을 받더라도 치유기간이 다른 것이다. 많은 환자분이 궁금해하는 내용중 하나가 "디스크 환자들은 어느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하는가?"이다. 운동선수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근력 운동을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자기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자전거를 탈 때, 요가나 필라테스를 했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피해야한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말고, 또 잘못된 정보가 많은 인터넷에 의존하면 안된다. 척추 협착이 있는 분들은 허리를 굽히는 운동을, 허리 디스크가 있는 분들은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을 해야하는데 이를 반대로 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두번째 이유는 환자의 정신 그리고 감정에 관한 문제다.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을시 뇌에서 느끼는 일종의 불쾌한 감정이다. 그리고 정신적 불안, 우울 등은 근골격계 특히 척추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후의 정신적 안정, 그리고 가족들의 협조가 환자의 예후에 크게 작용한다. 퇴근 후에 편히 쉴 수 있는 가정, 그리고 가족들과의 대화, 사랑 나눔이 모두 중요한 치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러한 것이 너무 부족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없다는 외로움이 그가 겪고 있는 통증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형외과 특히 척추 환자들에게 가족도 치료자로서의 역학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람들의 엄청난 기대와 돈과 관련 있는 많은 후원업체들의 정신적 압박도 이 유명 선수를 괴롭히고 언론에서도 다시 시합에 나올 때마다 성적이 안좋으면 격려보다는 과거 일부 문란했던 사생활을 다시 들먹이며 과거의 명성을 깎아 내리고 있으니 시합 때마다 정신적 부담이 얼마나 컸겠는가? 이것이 세번째 이유다. 우리나라의 유명인들도 이와 비슷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허리디스크는 간단한 병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치료가 중요하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신경증상이 심하다면 조기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의 수술 경험과 실력이 환자의 예후에 중요하지만 그것 만큼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이 처음 시작할 때 환자 개인에게 맞는 보존적 치료, 만약 수술을 한다면 수술 후의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가족과 환자가 속해 있는 직장 등 주위 환경도 환자를 하루 빨리 정상으로 복귀시키는데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세계를 호령하던 호랑이! 하루 빨리 허리 통증을 이겨냈으면 한다. 양준영 대전베스트정형외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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