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재수 장관 해임안 반발 보이콧… 세종 국무조정실 등 곳곳 차질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결국 파행됐다. 국감 첫 날인 26일 총 12곳의 국감장에서 58개 피감 기관에 대한 감사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거의 불참하면서 우려했던 '반쪽 국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여당이 사회권을 쥔 상임위는 아예 개의조차 못했고,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역시 새누리당 의원들을 기다리거나, 국감 보이콧에 대해 질타하느라 정상적인 국감을 진행하지 못해 사실상 '반쪽 국감'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초 이날 국정감사는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12개 상임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부분의 국감 일정이 중단됐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새누리당이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키로 하고, 국감 역시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여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기 때문이다. 상임위 중 새누리당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 총 5개의 상임위에선 야당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아 개의 선언조차 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머지 7개 상임위의 경우 이날 오전 감사를 시작했지만, 진행은 원활하지 못했다. 국민의당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는 개회만 한 뒤 여당의 참석을 기다렸으며, 더민주가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반쪽 국감'을 진행했지만, 여당의 국감 보이콧을 맹비난 하느라 감사에 집중하지 못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는 열리지도 못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진복 위원장의 불참으로 개회도 못한 채 간담회 형태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를 촉구하며, 기다리다 오후 2시쯤 상경했다.

더민주 민병두 의원은 "국정감사가 진행된 지 28년이 됐지만 여당의 보이콧은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여당의 국감 거부는 국민을 실망감에 빠트렸다. 여당이 국감을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새누리당은 국감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성토했으며,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새누리당은 명분없는 행동을 하지말고 청와대 근처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일터(국회)로 복귀하라"고 질타했다.교문위에서는 유성엽 위원장이 해임건의안 표결처리 직전 대정부질문에서 소위 '국무의원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데 대해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추궁하기도 했다.

국방부 감사가 예정된 국방위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의원들만 자리를 채웠다. 법사위와 안행위도 마찬가지였다. 세종=곽상훈·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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