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이 바람 잘 날이 없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장 면직처분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도담초와 늘봄초 공동학구 지정 문제로 시끄럽다. 어제 도담초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비상대책위원회가 시교육청 앞에서 공동학구 지정반대 집회를 가졌다고 한다. 주민들이 피켓시위를 한 이유는 딱 하나다. 집앞에 있는 학교를 놔두고 1㎞이상 떨어진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학거리가 먼 것도 문제지만 늘봄초를 가기 위해서는 6차로나 되는 BRT도로를 건너야 한다. 자녀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등하굣길을 반대하지 않을 부모는 없다. 주민들은 도담초 주차장 부지에 교사(校舍)를 더 지어 학생들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담초의 과대학급 문제는 심각하다. 2013년 개교당시만 해도 24학급이었는데 불과 3년만에 60학급으로 2.5배나 늘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학생수요 예측을 해보니 2개학급이 더 늘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도담초에서 1㎞정도 떨어진 늘봄초는 42개학급으로 개교했지만 현재 절반만 채워졌다. 1㎞를 사이에 두고 한 학교는 과대학급, 다른 학교는 과소학급이라는 극과 극의 상황인 것이다. 도담초 과대학급 문제는 세종시 건설당시 학생 유발 예측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2007년 학교설립 계획당시 세종시 전체 학생 유발률을 0.17로 예측을 했는데 도담초의 경우 학생유발률이 0.456이나 됐다. 예측치보다 자그마치 2.7배나 높은 것이다.

지금 와서 학생 예측의 잘잘못을 따져봤자 소용이 없다. 학교를 더 지을 부지도 없다. 현실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도담초에 교사신축을 해서 학생들을 더 많이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다. 주민들은 공동학구 지정후 늘봄초로의 전·입학은 철저히 자율에 맡기겠다는 시교육청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고 있는 만큼 최교진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풀어야 한다. 비대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강제적인 학교배정은 없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늘봄초를 특성화된 학교나 혁신학교로 육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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