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인기… 2020년까지 5개 지점 건립 청원·청남 가구단지 내 일부 매장은 이미 문닫아

'가구 공룡' 이케아가 올해 12월 한국 론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역 가구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대한 물동량, 저렴한 가격 등의 장점을 앞세워 이미 국내 소비자들 중 '이케아 마니아'가 등장할 정도로 큰 수요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최근 일부 지역의 가구단지는 매장을 철수하는 등 거대 가구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완성형 가구가 아닌 조립식 제품을 유통,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 세계적인 가구업체로 급부상 했다. 진출 전부터 국내 소비자들 중 해외직구 등을 통해 이케아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는 세계 45개국에 360여 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케아는 오는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대형쇼핑몰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2020년까지 전국에 5개 지점을 세운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때문에 국내 가구업체들도 기반구축을 위해 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현대 리바트는 중구 용두동에 서대전점을 오픈했다. 1500㎡ 면적에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충청권 최대 규모에 달하는 대리점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수도권 위주로 유통망이 밀집되다 보니 최근 광역권을 대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반 대리점도 대형화 위주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유통망 강화전략의 일부지만 이케아 진출도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기반의 가구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지역 가구업계 상인들은 이케아의 진출 소식에 걱정이 가득하다.

대전 가구업체 밀집지역인 서대전 네거리역 인근·대덕구 중리동 가구 특화거리의 경우 일부 대리점을 제외하고 중소·영세상인 등의 자영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구거리 내 업체는 소매점 비중이 80-90%에 달한다.

충북 청주의 청남가구단지, 청원가구마을의 경우 지속된 경기불황과 이케아 진출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하나 둘 매장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가구 소비의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봄·가을 등 결혼 성수기에 가구거리는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최근 싱글족 등이 늘어나면서 가구 소비가 줄어든 것. 작은 평수를 선호하다 보니 공간부족 등의 이유와 단품 형식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면서 매장 방문손님이 줄어들었다.

서대전 가구거리에서만 30년 이상 종사한 상인 이규홍(62)씨는 "이케아의 경우 사실상 국내에 진출을 안하는 것이 상책이지만 이미 진출 결정이 된 상황에서 해결방법이나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며 "그나마 단골 손님들이 아직까지 찾아줘 지역 상인들이 근근이 매장운영을 하고 있고 3040세대 고객을 유치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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