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충남대학교 차도
사진=충남대학교 차도
캠퍼스 교통안전 불감증… 대전 소재 대학교는 어떨까?

세월호가 침몰한지 벌써 1달이 하고도 며칠이 훌쩍 지났다. 이어 연달아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사고, 각 지역의 화재사건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전`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건들의 원인 중 하나로 공무원, 시민 모두의 `안전불감증` 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큰 사고가 지나고 얼마 후면 또 잊어버리는 안전불감증, 이전에도 많은 침몰사고, 화재사고,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안전 문제가 대두되어 왔으나 그때만 잠시 보완하고 금세 또 잃어 버리는 안전문제. `나 하나쯤이야`, `에이~ 설마` 하는 마음들이 계속 되다가는 언제인지 모르게 큰 사고로 번지게 될 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안전 문제가 대학 내에서 우려되고 있는 부분을 되짚어봤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지만 정작 이를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중 대학 내에서 되짚어 봐야 할 안전문제 중 하나는 바로 교통안전이다. 대부분의 교내에서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가용들이 다니고 있다. 또한 학교마다 교내 버스를 운행 중이지만 이러한 버스 이용과 교내 교통안전에 대한 지침이 정해져 있는 학교는 매우 드물다.

목원대학교 교내 버스 같은 경우에는 둔산동, 유성학사 등을 경유하는 인기 노선이나 하교시간 대의 버스 같은 경우에 간혹 버스 정원(45명)을 초과 해 학생들이 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버스 기사들은 "학생을 위한 버스인데 정원이 찼다고 안 태울 수가 없죠. 학생들이 괜찮다며 타는 것 까지 막기는 어렵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우려되는 것은 버스 내에 학생들이 질서 없이 서 있다 갑자기 버스가 급제동하게 될 때이다. 별 거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사고라도 날 경우 많은 인명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5년간 버스를 운행 해온 박 모씨는 "기사 모두가 그러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항상 안전에 집중 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교내로 들어오는 택시나 일반 차량, 오토바이와의 충돌은 꽤나 자주 있는 편이다. 최근에도 교내 버스와 학생이 타고 있는 택시가 부딪히는 사건이 있었다. 작은 접촉사고였지만 몸집이 큰 버스는 순발력 있게 사고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 특히 과속하는 차량과의 사고가 항상 우려되고 있다. 이에 교내에 들어오는 택시나 일반 차량들은 최대한 낮은 속도로의 운행이 요구 되어진다.

교내 시내 버스정류장이 설치돼 있는 충남대의 경우 더 심각하다. 멀리 오는 버스를 보고 놓치지 않기 위해 캠퍼스 곳곳에서 뛰어오는 학생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다 미처 다른 방향에서 오고 있는 차를 보지 못하기라도 한다면 언제 큰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넓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충남대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교내 순환버스가 2가지 경로로 운영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버스이기도 하다. 교내 순환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기사는 교통안전에 대해 묻자 말도 말라며 푸념을 늘어 놓는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버스 앞으로 뛰어가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심장이 덜컹 해요. 특히 키가 작은 학생들의 경우에는 더 하죠" 이어 교내 특히 좁은 차로를 통과할 때 맞은 편에서 급하게 오는 차들과 그 사이를 뛰어다니는 학생들을 볼 때면 신경이 곤두선다고 설명한다. 교내 순환버스를 타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다 보니 수업에 늦은 학생들이 자신도 모르게 버스 앞쪽으로 달려 나갈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항상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과 안전 매뉴얼이 잘 갖추어지지 않는 이상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하게 될지 모른다.

또한 충남대학교 정문에서 도서관까지 길게 뻗어있는 차로에서 횡단보도는 무용지물이다. 모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한다. 횡단보도가 드물게 있는 탓도 있지만 횡단보도를 찾아 건너는 학생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차들 사이로 길을 건너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실제로 얼마 전 교내에서 아찔한 충돌사고를 경험한 충남대학교 교직원 박 모(26)씨는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고 한다. 급한 용무가 있어서 차를 끌고 나가던 중 급하게 오는 자전거를 탄 학생과 충돌했다. 바로 학생을 병원으로 데려가 검진을 한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차를 타고 다닌 지 꽤 된 박 씨이지만 이 같은 사고는 있어 본 적 없었다. 이번기회를 통해 사고는 순간 예고치 않게 찾아옴을 깨닫고 그 후로는 더욱 교통안전에 더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인 것은 학생들의 `안전불감증` 이다. 괜찮겠지, 설마 사고가 나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예상치 못한 큰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며 남은 자들이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기억하는 것" 이라는 사설을 본 적이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안전불감증을 뽑아내고 알맞은 안전지침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 각 계층에 나오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다시는 안타까운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이쯤이면 병인 안전불감증, 이제는 치유할 때이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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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뒤에 보이는 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많은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사진=뒤에 보이는 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많은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순환버스 정거장에 학생들과 여러 차들이 어지럽게 서 있다.
사진=충남대 순환버스 정거장에 학생들과 여러 차들이 어지럽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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