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2 23:55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敵)이다

2011-12-06기사 편집 2011-12-05 22:15:56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전 환경부장관 UN환경계획 한국부총재 김중위

국회는 테러에 휩싸이고 현직 경찰서장은 백주 대로상에서 데모꾼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 국회 회의장은 최루탄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었고 현직 서장은 계급장이 뜯긴 채 몰매를 맞아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법이 데모대에 의해 갈갈이 찢겨지고 국회가 반(反)의회주의자에 의해 테러를 당한 것이다. 예삿일이 아니다. 그래도 세상은 조용하다. 데모대의 폭행은 폭행이 아니고 국회의원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인가?

특히 전라남도 순천 출신의 민노당 소속 김선동이라는 초선의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테러행위임이 분명하다. 어떤 네티즌은 인터넷에서 그 테러범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의회에 숨어든 게릴라"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음을 본다. 아닌 게 아니라 과연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도 쉽사리 떨쳐 버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최루탄을 터뜨리고 나서 "국회를 폭파시켜 버리고 싶다"고 한 얘기가 너무나 섬뜩하기에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바이마르공화국 패망의 역사가 한꺼번에 필자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것은 공화국의 위기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공화국의 위기는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반의회주의라고 할 폭력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동안 우리 국민은 국회에서 일어난 형언할 수 없는 폭력사태를 경험하면서도 오늘처럼 이렇게 비참한 광경을 목격한 적은 없다. 해머나 톱과 같은 '연장'이 무기로 변질된 적은 있었어도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무기'가 동원된 적은 없었다.

국회가 이와같이 무참하게 테러를 당했는데도 국회나 집권당은 그 테러행위에 대해 왜 아무런 법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무엇이 두려운가? 비겁해도 너무나 비겁하다. 고작 우파 시민단체의 고발만을 기다렸단 말인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나서서 18대 국회를 해산하자고 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현장을 보고도 의회 지도자들은 정치적 계산으로 꽁무니를 빼고 있었던 비겁함과 수치를 앞으로의 역사에서 어떻게 치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러한 반의회주의적 폭거에 대해 갖은 찬사와 격려로 이를 부추기고 합리화시키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민주주의를 하자는 사람인가 아닌가? 민주주의자는 절대로 폭력을 정당시하는 존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이 나라에 살 권리가 없는 존재다.

폭력으로 의사표시를 하기로 한다면 그 폭력은 끊일 사이 없을 것이다. 폭력과 폭력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 낸 제도가 투표제도가 아닌가? 그래서 "총탄이냐 아니면 지탄(紙彈)이냐(bullet or ballot)"는 말이 있는 것이다. 총 대신에 투표용지로 싸우라는 얘기다.

정부를 전복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란단체(反亂團體)를 구성하는 것까지도 민주주의는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반란에서조차 폭력만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래서 창안한 제도가 바로 정당이 아닌가? 어떤 서양 학자가 야당을 일컬어 "합법적 반란단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좌파의 시민단체 사람들은 흔히 저항권 사상을 들먹이면서 법 짓밟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한다. 그러면서 폭력을 정당시한다. 물론 저항권은 인민이 갖는 자연권적 기본권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의회주의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도 저항권 논리로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저항권이라 할 수가 없다. 의회가 의회로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때에야 비로소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다. 어떤 명분으로도 폭력은 의회가 기능을 하고 있는 한 용납될 수 없고 또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폭력을 비호해줄 성역(聖域)은 아무 데도 없다. 폭력은 언제나 폭력의 현장에서 법의 제재를 받아야 할 대상일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최루탄을 터뜨리는 그 순간 그 의원은 현행범이 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국회는 앞으로 어떤 형태의 폭력이라도 용서하지 않는 관행을 쌓고 이를 제도화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폭력을 행사한 의원은 다시는 국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추방하고 입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그것이 의회주의를 지탱해가는 필수 요건이라 할 것이다.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