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5 23:55

컴퓨터게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011-10-22기사 편집 2011-10-21 06:00:00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외부기고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노창현 중부대학교 게임학과.



게임하는 자녀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자녀를 둔 대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이런 질문에 많은 고민을 해 보았을 것이다. 필자의 누님도 초등학생인 조카가 게임하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게임을 그만두게 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을 보아 왔다. 대다수의 학부모는 자녀가 게임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어떻게 하면 자녀가 게임을 못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보다 ‘왜 게임을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놀이라는 것은 항상 존재해 왔다. 40대 이상의 경우는, 어린 시절에 제기차기, 딱지치기, 땅따먹기, 자치기, 다방구 등의 바깥 놀이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했으며, 더 나아가 논리적 사고, 신체적 능력, 사회성 등을 발달시켜 왔다. 이렇듯, 기성세대에게 놀이는 엔터테인먼트의 대상이자 학습의 도구였다.

사회적 환경이 급변한 지금의 우리 자녀들은 어떠한가? 학교와 학원으로 이어지는 꽉 짜여진 스케줄에 둘러싸여 있다.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친구들과 즐길 만한 놀이가 있는가? 필자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자녀들은 물질적 풍요와 많은 교육 기회가 제공되고 있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놀 기회는 별로 없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놀이 중 하나가 PC, 휴대폰을 통한 컴퓨터 게임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컴퓨터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같이 공동 미션을 수행하고, 퍼즐을 풀고, 몬스터를 사냥하기도 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이다.

자녀들이 컴퓨터 게임을 놀이로서 왜 열광적으로 즐기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자녀와 같이 게임을 일주일만 즐겨 보라고 권하고 싶다. 게임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왜 좀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할애하려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게임에 과몰입되지 않고 즐겁고 건전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컴퓨터 게임은 사용자의 조정에 즉시 반응하고, 그 반응이 3차원 그래픽 등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강력한 몰입력을 가지고 있다. 게임을 처음 접할 때는 다소 혼란스럽지만 1~2시간 게임방법을 숙지하게 되면 나만의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인간 흥미를 자극하는 게임요소,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성, 3차원 그래픽 표현 등이 사용자에게 재미와 몰입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게임의 이런 특성 때문에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게임에 대한 과몰입으로 인해 학교생활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부모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경우는 우리 아이가 과몰입 상태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몰입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언론들이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원칙을 정하여 정해진 규칙하에서만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게임을 부정하면 자녀들은 반발심에 부모 몰래 게임에 더욱 몰두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정해진 시간과 규칙에 의해 부모의 통제하에 게임을 즐기도록 한다면 자녀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게임은 과몰입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개념 구성과 수정 능력이 향상되고 논리적 사고력과 공간지각력 등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또한, 산업계는 물론이고 교육 및 의료분야에서도 게임을 활용하고 있는데, 게임이 저연령층 교육에 활용됐을 때 교육 효과가 높다거나 고소공포증 및 집중력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얼마 전에 타계한 세계 IT 리더인 스티브잡스는 1970년대에 첫 직장으로 게임회사인 ‘아타리’를 선택했다. 여기에서 잡스는 ‘브레이크아웃’이라는 벽돌깨기 게임을 기획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을 창업하고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들고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다. 국내 게임산업은 벌써 7조원을 넘어섰는데 우리사회는 지나치게 컴퓨터게임에 대해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의 새로운 문화와 생각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포용한다면, 그들은 부모로부터 자신들의 생각과 문화를 숨기지 않고 발산할 것이다. 이는 자녀를 능동적인 인간으로 육성하고 부모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아이라면 게임을 즐기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같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인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