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홍수 예방이다. 이를 위해 높아져 있는 하상 퇴적토를 준설해서 물그릇을 키우는 작업을 해왔다. 과거에는 제방을 높이 쌓아서 홍수를 방지하는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제방은 가급적 그대로 두고 하천 바닥을 깊이 준설해서 홍수위가 그만큼 낮아 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고향 금강에서는 총 4200만㎥의 퇴적토를 준설하였고 이는 서울 남산의 체적에 맞먹는 규모이다. 그렇게 준설한 토사의 일부는 농지 리모델링에 사용하고, 일부는 골재로 매각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원이 되고 있다.

준설사업의 효과는 금번 장마에서도 입증되었다. 지난 6월 장마전선과 제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충청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고, 특히 대전 지역에는 360mm가 넘는 많은 비가 왔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 정도의 강우량이면 부여 등 금강 하류부와 금강 본류와 만나는 지류 지천에는 침수 피해가 생겼을 것이다

행정안전부 재해연감에 따르면 2002년 태풍 루사로 금강유역에 큰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도 2003년에서 2009년까지 5번의 집중호우가 있었고 부여, 대전 등 금강 본류와 주변지역에 많은 침수피해가 있었다. 그리고 2002년 태풍 루사에 동반된 집중호우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호우피해시 강우량은 이번에 내린 강우량에 미치지 못했다.그동안 홍수 피해 발생년도의 최대 강우량을 보면, 2002년 287.0mm, 2003년 166.5mm, 2004년 333.5mm, 2005년 254.8mm, 2006년 441.5mm, 2009년 288.5mm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집중호우에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준설로 인해 하폭이 넓어지고 수심이 깊어져 홍수 소통 능력이 향상되었고 수위가 많이 낮아진데 그 원인이 있다 하겠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실시한 홍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금강의 경우 수위가 사업 이전과 비교하여 최대 0.84m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홍수의 위험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4대강 준설로 수위가 낮아지고 흐름이 빨라져서 지류 지천에 소위 역행침식 현상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번 강우에도 그러한 역행 침식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논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지류 지천의 흐름이 빨라져 역행침식을 우려해야 할 정도라면 그만큼 물이 잘 빠진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번 장마로 금강의 도처에 침식이 발생되고, 무너지고, 깍여나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아직은 공사를 진행중에 있고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가 올 경우 일부 토사가 세굴되고 골이 패이는 현상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차제에 물의 흐름 방향을 미리 파악하여 물길을 다시 잡아주고 보완하는 좋은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약 100일 후면 금강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여러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 충청의 젖줄 금강이 생명이 흐르고, 문화와 역사가 흐르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금강은 방치되고 접근이 어려웠던 공간에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는 생산과 도약의 공간이자 후손들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유인상<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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