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한밭교육박물관장>

21세기의 박물관이란 지금까지와 같은 전시 자료나 소장 자료 중심에서 이제는 그것들을 망라해 정보화 사회에서의 첨단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는 유형의 유물 중심에서 무형의 체험 중심의 변화를 의미하며, 박물관이 더 이상 값비싼 유물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어린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값진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새바람은 한밭교육박물관에도 불고 있다.

한밭교육박물관은 1992년 7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교육전문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교과서와 교육관련 장서류 2만1850점을 포함한 유물 3만1000여 점을 보유하고 개관 이래 지금까지 우리 관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내·외국인 172만여 명이 다녀간 교육적 의미가 큰 전통문화의 교육 장소이며, 우리 박물관의 건축물 자체가 1938년도에 지어진 일제강점기 대전 최초의 초등학교 건물로서 민족의 교육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그동안 우리 박물관은 교육전문 박물관으로서 특수성을 감안해 학교 현장과 연계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자 노력했다. 이제 박물관의 역할을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한밭교육박물관의 미래상을 짚어보면 이렇다.

첫째, ‘열린박물관’이다. 전통의 보존을 위해 ‘기억의 축적’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면, 미래의 박물관은 지식기반사회가 요청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대전교육 이미지를 심는 ‘미래의 창조교육’ 박물관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교육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이다. 과거의 박물관이 유물을 중심으로 보존과 전시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면, 미래의 박물관은 ‘체험’을 통한 학생들의 창의·인성교육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시, 교육, 문화행사 등 항상 관람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교육박물관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셋째, ‘재미있고 즐거운 교육박물관(참여)’이다. 오래된 자료들을 보여주는 단순한 계몽에 중점을 두다 보니 박물관이 지루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없었다면, 미래의 박물관은 스마트시대에 걸맞은 ‘에듀테인먼트’를 개발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오감을 통한 창의·인성·체험교육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교육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넷째,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협력) 구축’이다. 그동안 박물관 간의 협력보다는 소장 유물관리 및 전시운영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정보기술을 활용한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각 박물관 간의 전시와 문화교류를 통한 특성화로 유물의 활용성을 증대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기회를 제공하여 삶의 질을 제고하여야 한다.

우리 박물관은 유물의 수집, 보존, 활용이라는 1차적 기능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유물의 전자적 관리 시스템(RFID)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물에 부착된 전자태그의 정보와 출입 내역 등은 RFID리더 기능의 PDA, 출입구 리더기 등을 통해 수집하며 유물의 보존에 중요한 수장고 환경 역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유물정보의 실시간 변화와 수장고 출입인원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고 중요 유물의 훼손, 도난 등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효과적인 유물 보존 관리를 통한 박물관의 정체성 확립과 더 나은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도 향상된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시대는 개방과 공유, 참여, 협력의 패러다임이 공존하는 시대를 의미하며, 우리 박물관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관람객과의 의사소통이다. 우리 박물관은 관람객과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관람 예약은 물론 관람 결과를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 다양한 요구를 수렴 반영한 운영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등 관람객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박물관학교’라는 유물활용프로그램 개발, 학생 및 관람객들에게 소장 유물을 활용해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과 연계한 오감체험을 제공하여 교육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다양한 연수 과정도 신설 운영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함께 관람 예약부터 유물의 수집, 관리, 활용, 관람 및 활용에 따른 결과 분석 등 모든 절차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전자적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디쥬엄(Digital education museum)으로 거듭나야 한다. 김동엽<한밭교육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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