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2009년, 2010년에 이어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국가 중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우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어린이날, 5월 가정의 달에 그 이유를 깊이 성찰하고 대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어린이와 청소년시절 행복감과 삶의 만족이 그들의 장래는 물론 국가의 미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방정환재단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 학생 6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에 따르면 ‘주관적 행복지수’가 65.98점으로 비교대상 국가 중 최하위였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행복한가’ ‘생활 전반에 만족하는가’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11.7%와 17.8%에 그쳤다. 고교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매우 행복하지도’ ‘매우 만족하지도’ 못하는 ‘찌든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가 이처럼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은 학업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입시에 대한 중압감 때문으로 여겨진다. 어릴 때부터 학력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과 소위 일류병이 이들의 행복감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고3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가족보다 돈을 꼽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현실에 눈을 뜨는 측면도 있지만 가족의 중요성을 너무 쉽게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들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기성세대가 이기심과 과욕, 경쟁 만능주의 등 뒤틀린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에서 애정과 관심을 갖고 건전한 정서와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해야겠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도 심각한 문제다. 기성세대는 오늘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목은 무엇이고 공존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