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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눈

2011-03-15기사 편집 2011-03-14 06:00:00      정관희 기자 chk334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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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로 서산 서림초 교장

첨부사진1

3월이다.

꽃샘추위가 나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학교는 신학년도가 시작되는 달이 3월이다.

그래서 학교사회에서는 3월을 정월(正月)이라 생각한다.

그런 3월이면 ‘교육’이라는 두 글자에 가슴이 뛰는 새내기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에 같이하게 된다. 요즈음 교육현장에 새로 배치되는 신규교사들은 고교 시절 최소 상위 10% 안에 포진된 우수 인재들이다. 이런 우수 자원들이 초등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교육이 국가의 미래이고 경쟁력이 되어가는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은 이미 식상한 말이 되고 말았다. 우수 인적자원들이 초등교원전문양성기관인 교육대학을 지원하고 체계적인 양성 교육을 거쳐 자질과 소양을 쌓은 후에 교직에 입문하여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체제가 펼쳐지는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건 참으로 마음 든든한 일이다.

그런데 걱정은 이런 우수 인재들이 소정의 교육과 함께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마주 대하는 학교라는 사회의 현장은 대학이라는 상아탑과 서책으로만 대하던 이론과는 너무 판이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교사로서 사회의 첫발을 내딛게 되면서 생활하게 되는 학교에는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 및 다양한 직급의 교직원과 별의별 요구사항이 있는 학부모를 대하게 되며 또한 지역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사로서의 높은 도덕적 요구 등과 마주 대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학교조직은 P.H Blau와 W.R Scott의 수혜자에 의한 조직의 분류 등에 따르면 봉사조직으로서 학생에게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봉사와 헌신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조직이 바로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인 것이다.

공부에만 전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 그동안 새내기 선생님들이 교사로서 살아온 삶의 짧은 궤적일 것이다. 공부를 잘해야만 교육대학에 입학할 자격이 주어지고 입학한 후에도 오로지 임용고시에만 매진해야 하는 시스템이 오늘의 교원양성체계이다. 그러다 보니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 나를 희생하는 헌신 등의 인간적 자질과 품성을 함양할 기회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 형성 이론 등 교육학에 밝아 임용고시를 패스하고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초등교사로 교단에 서면 무엇하나?

인간에 대한 배려,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따뜻한 감성의 감정 이입 능력 등이 부재한 차가운 이성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과연 그는 사랑과 헌신이라는 평범하지만 본질적인 자질이 필요한 교단 교사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까?

교사로서의 품성 및 자질은 이론만으로는 습득할 수 없다.

물론 이론은 실천을 숙고하게 한다.

실천을 숙고함으로써 더 잘 생각하고 더 잘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더 잘 실천하기 위해 배운 이론이 아닌 우리 사회 고시 중의 고시가 되어 버린 임용고시의 패스만을 위해 파블로프를 알고 비고츠키를 알고 있다면 그런 이론은 던져 버려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마주치는 아이들과 교직원은 먹이라는 조건자극에 무조건 타액을 분비하는 파블로프의 실험용 대상들이 아닌 것이다.

마주 대하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마다의 삶은 저마다 다르기에 하나하나의 존재의 차이를 다르게 감지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갖추는 것이 그 어떤 교육학 이론보다 우선해야만 하는 것이 학교이고 교육자로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 자질인 것이다.

가드너는 9개의 지능 분류 중 ‘대인관계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는 능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지능이 우수한 사람이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다행히 가드너는 본인 및 주변 환경 변인의 조력에 의해 지능을 발전이 가능한 생물(生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동안 논리·연산적 지능의 개발을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살이를 살아왔다면 이제는 공부만 잘하는 샌님이 아닌 주위를 둘러보고 소외된 학생, 돌봄이 절실한 아이, 도움이 필요해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가슴앓이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선생님의 눈을 가져야 한다.

신규선생님들이 선생님의 밝은 눈을 가진 훌륭한 교사로서 거듭나게 되기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넘쳐나는 교정의 한 켠에서 기원해본다. 이병로<서산 서림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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