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대전시교육감

지난해 8월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비롯한 40명의 억만장자들이 재산 기부 서약 릴레이를 벌여 세계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마이클 뉴욕시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돈을 다 쓸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돈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손들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기부 운동 확산에 힘을 실어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책무와 관련해 기부문화 하면 미국 예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철강왕 카네기는 3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카네기협회를 설립한 후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 3000여 개의 공공도서관을 설립했다. 기업의 교육문화에 대한 투자는 오늘날 이 세 나라가 세계 지식 강국으로 군림하는 데 강력한 동인이 됐다.

최근 우리나라도 많은 기업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리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시작 당시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에 불과하던 우리나라가 불과 50년이 지나지 않아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되었고 경제규모에서는 세계 10위를 다투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참혹한 6·25전쟁 후 남북분단의 핸디캡을 딛고 좁은 땅덩어리에서 내세울 만한 천연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세계인들은 ‘기적’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러한 기적을 이루기 위한 힘의 중심에는 교육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기자회견 연설에서 한국을 7번이나 언급하면서 한국인들의 교육열이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우리 교육을 극찬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를 맞이하면서 창조적 지식은 향후 미래 사회를 이끌어가는 강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협소한 땅을 갖고 있는 우리 후손들이 세계 중심에 서서 인류를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가 살 길은 인적 자원뿐이다. 교육만이 우리의 미래이자 생명인 것이다.

Happy 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 대전교육청은 사회적·인도적 입장에서 기업의 이윤을 공익사업에 지원하는 기업 메세나(Mecenat) 활동을 교육사업으로 이끄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는 학교, 개인, 단체, 기업이 학교사랑 결연을 통해 학교가 전문경영, 예능, 기능, 지식 등 인적자원과 재화와 용역 등 물적자원을 지원받아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단체나 기업은 학교에서 배출한 우수인력을 채용하여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업과 학교의 자발적인 나눔과 희망의 결연 사업인 것이다.

교육과 지식창조 다양화 시대를 맞이하여 공교육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는데 교육청 홀로 학생교육을 감당하기엔 교육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동안 우리 기업의 교육투자 대상은 대학과 각종 연구기관이 근간을 이루었고 유·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극히 미미한 정도다. 유아기 민감력이 평생지능을 좌우하고 10세 전후에 다중지능이 결정되며 이 시기에 창의력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볼 때, 국가백년대계는 유·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심도 있게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나에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한 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선 뛰어난 천재는 재능이 적절한 노력과 기회를 만날 때 이루어진다는 성공의 법칙을 말하고 있다. 비틀즈, 프로그래머 빌 조이 등. 천재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천재성은 타고날 때부터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1만 시간의 특별한 노력이 최적의 환경과 기회의 강력한 조합이 있을 때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노력은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다양한 꿈을 갖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의 1만 시간 노력이 유·초·중등교육의 시기에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Happy 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은 우리 학생들이 미래 사회 최고의 아웃라이너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이 사업에 대한 뜻있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말했다. “지구를 들겠노라. 지렛대만 있다면.” 대전교육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구를 들겠노라. 창의적인 지식과 따뜻한 인성이 넘쳐나는 우리 아이들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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