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마음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2011-03-12기사 편집 2011-03-11 06:00:00     

대전일보 > 오피니언 > 기고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이영기<천안 한마음고 교장>

첨부사진1

지난가을 교내 자투리땅에 파종한 보리, 밀, 마늘의 새싹들이 연한 녹색으로 학생들을 맞이했다.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돌아온 학생들이 제법 성숙해 보인다. 무엇인가 달라진 학교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변해야 되겠다는 의욕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가슴이 뭉클해진다. 낙후된 교육시설과 열악한 학교에 길들여져 있던 학생들이다. 변화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겨울방학 내내 준비했다. 작은 변화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동안 분규로 갈등에 휩싸였던 한마음고는 ‘언제 그랬지’ 할 정도로 정상화되었다. 학부모를 비롯해 지역 주민들도 어두운 모습을 잊어버린 것 같다. 서로가 갈등을 겪었던 이사진과 학부모들도 대화를 통해 예전의 불신을 씻어내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들이 오히려 학교를 신뢰하고 있다. 교장에게 ‘무엇을 도와줄 것인지?’를 의논하고 싶어 한다. 달라져도 참 많이 달라졌다.

충남교육청 기획관리국장에서 물러날 때는 많이 망설이고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했다’고 판단된다. 특성화고의 교육과정 운영의 효율성, 학교행정의 전문성 신장, 효과적인 기숙사 생활지도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하나의 원칙을 정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랑과 소통, 정(情)이 넘치는 학교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교장실을 개방해 학생들과 차를 나누며 많은 대화를 했다. 학교축제 때는 학창시절 익힌 기타실력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밴드공연을 했다. 공연준비를 하면서 학생들과 소통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 학교는 ‘체험위주의 인성교육’을 중시한다. 학생들과 체험학습도 함께하고 싶어 좋아할 간식을 한 보따리 챙겨서 1학년 학생들의 ‘지리산숲길’ 도보기행에도 참석했다. 서로 어울리면서 가족 이상의 진한 정을 느꼈다. 동시에 학생들이 변해가는 모습도 직접 확인했다.

지난해 9월 1일 부임 후 정성을 쏟은 결과 모르는 사이에 학교가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학생들에게 관심과 정을 준 것이 변화의 촉매 작용을 한 것이다.

그동안 한마음고 교육공동체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소통보다는 불통이 학교분위기를 지배했었다. 불통의 잔재를 사랑과 정으로 치료를 하면서 분위기가 희망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문득, 2020년을 생각해 보았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가 본격 진입하는 시기다. 그때쯤이면 우리 학생들이 30대 초반의 나이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세대가 된다. 나 자신에게 숙제를 부여했다.

학생들에게 2020년을 준비시키기 위해서 내가 할 역할이 무엇인지 자문을 해봤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란 ‘피터 드러커’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 학생들이 실천해야 할 실천 덕목이다. 인문계 특성화고의 특성을 살려 중국문화체험학습, 일본문화체험학습, 지리산둘레길 도보기행, 제주도올레길과 하이킹, 수요문화기행, 소록도봉사활동, 테마여행 등 다양한 체험현장 학습을 통해 ‘창조성’을 체득하도록 할 것이다. 기숙사생활을 통해서는 미래사회의 ‘창의적 생활태도’를 심어줄 것이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우리 학교가 굳건하게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많아야 한다. 구성원들 간의 소통(疏通)이 전제돼야 한다. 상호 소통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계획과 실천이라도 그 결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교사-학교-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간 ‘마음이 통하는 학교’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소통’의 중요성을 가슴 깊이 새기는 ‘좋은 날’이다. 동시에 2020년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창조적인 삶이 기대되는 ‘가슴 부푼 날’이기도 하다. 이영기<천안 한마음고 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