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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천안·아산 대형 전세사기

2011-03-10기사 편집 2011-03-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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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주거대책 불안… 서민들 피해 키웠다

첨부사진1최근 천안동남경찰서가 서민들을 대상으로 전세사기를 친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위조된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와 도장.
전국적으로 전세 대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천안·아산 지역에선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현재 확인된 피해 세대만 195세대로, 570여명의 주민들이 거리에 내몰린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전세사기 피해의 70% 이상이 천안에 집중, 향후 주거 대책 등 지역 사회에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에 전세사기의 천안 집중 발생 배경과 사기 수법 및 예방법, 전세난민 대책 등을 모색해 본다.

◇전세사기, 왜 천안인가=지난 달 천안동남경찰서는 3년 동안 전세사기극을 펼쳐 44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서모씨 부부 등 3명을 검거 구속했다. 이후 2주 뒤 또 다른 사기피의자가 같은 수법을 이용, 13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에 의해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195세대(570여명)이고, 피해액은 57억2000만원에 달한다. 피의자 구속 보도 이후 피해 신고가 계속되고 있어,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체 피해자 중 천안 거주민이 146세대(430여명)로 전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천안지역이 유독 전세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타 지역에 비해 소형 임대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천안은 고도의 압축성장이 이뤄지며 기업 입주와 그에 따른 인구 유입은 물론 유동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일자리를 찾는 저소득 근로자 역시 유입이 빈번하다. 이런 상황에서 억대의 전세 보다는 보증금 1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의 소형 임대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많고, 이 경우 대부분 부동산 수수료를 아끼지 위해 전단지나 교차로 등을 통해 직거래를 하고 있다. 또 전세난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소형 아파트가 시중에 전세로 나오면 서둘러 계약을 하게 된다. 한국공인중개사천안시 동남구지회 관계자는 “천안에 소형 임대아파트가 많은데다 신흥도시이다 보니 이 같은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시중보다 싼 전세가격은 물론 부동산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이번 사태를 초래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기 유형과 예방법=이처럼 피해자가 많은 데엔 피의자들의 치밀한 사기수법도 한 몫을 했다. 사기범들은 주민등록증 분실 신고를 한 후 컬러복합기 등을 이용해 위조한 주민등록발급 신청서를 제시하는 등 다양한 수법을 범죄에 이용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들과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기 및 피해 유형을 보면 크게 건물관리인의 이중계약과 신분 위조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오피스텔, 원룸 등의 임대인으로부터 부동산관리 및 임대차계약을 위임받은 부동산중개업자나 건물관리인이 임대인에겐 “월세계약을 했다”고 한 뒤, 실제 임차인과는 ‘전세계약’을 해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또 부동산중개업등록증 등 자격증을 빌려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차린 뒤 다른 사람과 짜고 사기를 치는 유형도 있다. 이 경우 월세로 여러 채의 집을 빌려 부동산중개업자와 집주인으로 신분을 속이고, 전세구입자들과 중복계약을 맺어 전세보증금을 편취하는 것. 이에 따라 임차 시 등기부등본의 하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절실하다. 융자가 많은 물건을 임차하면 해당 물건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소유자 확인도 중요하다. 건물 등기부등본과 소유자의 신분증을 대조해 주민등록 일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사기단이 신분증까지 위조하면 속수무책이다. 공과금과 재산세 등 건물과 관련된 각종 세금 영수증까지 챙겨 보는 게 바람직하다. 부동산중개업자와 거래 상대방의 신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시세보다 거래조건이 좋을 땐 일단 경계해야 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천안 각 구청에는 한국공인중개사 서북구·동남구 지회를 담당하는 부동산관리팀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등록된 중개업자 여부 확인은 각 구청 민원지적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해 대책 미지수=현재로선 이번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법리적으로 사인 간 계약이고 개개인의 실수 등으로 인한 피해이기 때문에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기 힘들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이에 천안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최근 성무용 천안시장을 방문, 천안시 통합관리기금을 통한 무이자·무보증 대출과 긴급복지예산을 통한 보증금 지원, 민사소송에 대비한 법률지원, 이번 민원을 담당할 전담 공무원 지정 등을 요구했다. 당일 성 시장은 “요구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겠으며 이번 문제가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조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시의 행·재정적 여건 등을 고려하면 향후 어떤 대안이 마련될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 피해자들을 포함한 저소득층 주거대책을 위해 시영 임대아파트 건립을 제기하고 있으나, 예산 등 해결돼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이번 사건 피해자들은 당장 거주할 곳이 없는 상황이여서, 자치단체만이 아닌 지역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황진현 기자 hjh790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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