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연 4%대 회복, 예금은 1년 만기 상품이 유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연 4%대를 회복했다. 그동안 낮은 금리 때문에 예금 투자를 망설였다면 이제 은행권으로 눈을 돌려볼만 하다.

그러나 은행의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연 6-7%대 이상의 고금리 상품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투자 상품보다는 단기 상품을 주시해야 한다.

추가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1년 미만 단위로 투자하면서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선택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계속 오르더라도 무조건 초단기 예금 상품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가령 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3.95%로 지난 주말보다 0.10%포인트 올랐다. 반면 3개월 만기 예금 금리는 최고 3.13%, 6개월 만기는 3.30%로 모두 1년 만기 예금금리에 훨씬 못 미친다. 또 1년 만기 예금은 세금우대가 가능하지만 3-6개월짜리 예금은 세금우대 혜택도 없다.

3년 이상 장기 상품도 불안하다.

3년 만기 적금을 들었는데 얼마 후 이자가 더 높은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정기예금은 1년 단위로 투자하면서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말한다.

예금보다는 주식 관련 상품인 주식형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 시중은행 PB는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상품보다 단기 상품이 좋지만 3-6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오르더라도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추월하기 쉽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한 뒤 만기 때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도 각종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잘만 가입하면 추가 금리를 챙길 수 있다.

국민은행은 20-3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월 복리 적금인 ‘KB국민 첫재테크 적금’을 팔고 있다. 이 적금의 기본이율은 연 4.5%로, 월 복리 효과를 고려하면 연 4.7% 수준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처음으로 거래하는 고객에게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스마트폰을 통해 국민은행 계좌서 이체거래가 있을 경우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적용한다. 아울러 만기시점의 수령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0.1%포인트, 1000만원을 넘으면 0.2%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생활의 지혜적금’도 높은 우대금리를 자랑한다. 이 상품은 카드거래 및 급여ㆍ연금 이체 등을 하면 최고 0.7%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우선 이 적금은 신한카드의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기본금리 연 3.2%에 우대금리를 더 하면 최고 연 3.9%의 금리가 제공된다.

이밖에 이달 출시 예정인 ‘생활의 지혜 전용카드’ 소지자에게는 지하철·버스 등의 대중교통비, 점심식사비, 대형 마트 사용액의 최대 5%가 적금으로 적립된다. 단 이 상품은 만기가 1년으로 월 100만원 한도 내에서만 돈을 불입할 수 있다.

◇대출은 최대한 갚고, 이자부담 적은 상품으로 갈아타기

적금을 들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만이 재테크의 전부는 아니다. 주택자금이든 가계운영자금이든 금리가 낮을 때 갚는 ‘빚테크’도 재테크의 하나다.

금리상승기 빚테크의 기본은 부채를 줄이거나 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한 푼이라도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금리 인상기에 이자 비용이 커지는 것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유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빚을 갚는 게 상책이다. 금리 부담이 크다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라도 팔아 대출을 정리하는 쪽으로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대출을 상환할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고정금리로 묶는 게 정석이지만 신규 대출자나 이미 돈을 빌린 사람 모두 어떤 유형의 대출이 유리한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통 금리가 오를 때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대출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에 비해 1-1.5%포인트 낮고 앞으로 추가금리 인상이 있어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무조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갈아타기에 앞서 대출 기간과 상환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출 만기가 3년 미만으로 짧게 남아 있거나 단기간에 상환할 여력이 있다면 변동금리가 오히려 유리하다.

또 향후 금리가 충분히 오르지 않는다면 중도 상환수수료를 물고 대출을 갈아타더라도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출 전환을 결정한 이들에게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대출금리 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으면서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코픽스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코픽스 대출은 변동금리 상품 중 금리 인상 속도가 가장 느려 이자 부담을 갑작스레 늘리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 있다. 금리는 CD금리 연동 상품과 고정금리 상품의 중간 정도다.

은행과 신용등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CD금리 연동 주택대출 금리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보다 0.5-1.0%포인트까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대출자가 코픽스로 갈아타면 수수료 부담이 있으니 은행에 문의하는 게 좋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보지만 변동금리에 비해 1-1.5%포인트 가량 높기 때문에 3년 이내 대출이라면 잔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10%까지 오를 수도 있음을 염두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원리금 상환부담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고정금리 상품으로 옮겨 타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보통 만기 5년 이하 단기 대출이라면 변동금리 대출을, 그 이상 장기대출이라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며 “기간이 길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고정으로 붙들어 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