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준(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4학년)

‘1919년 설립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수도 북경과 137km 떨어진 중국 직할시 천진시에 위치해 있고, 중국교육부 직속의 대학으로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과학, 관리과학, 생명과학, 환경과학, 의학 및 예술 등의 다양한 학과를 가지고 있는 중점대학으로 중국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주은래 전 총리의 모교이기도 하다.’

위의 설명은 내가 2009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다닌 남개대학교에 대한 소개이다. 중국의 수많은 대학 중에도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수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환학생으로 중국땅을 밟고서 처음 든 생각은 바로 ‘1년 동안 과연 잘 살 수 있을까?’였다. 같이 간 학생들끼리 밥을 먹는데 메뉴판을 전혀 볼 줄 몰랐다. 교환학생으로 가기 전 학원도 다니고 자신감도 있었는데 메뉴판은 새로운 세계였다.

하지만 막상 유학생활을 시작해 보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되었다. 나는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외국인 기숙사라서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나는 영국인과 같은 방을 쓰게 됐고 같이 간 학우들도 러시아,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한 학기에 한 번은 꼭 체육대회가 있고 같은 반 학우들과 함께하는 소풍도 있었다. 물론 수시로 진행되는 말하기대회, 노래경연대회 등 많은 대회들이 열린다.

학교 안은 넓어서 없는 시설이 없다. 심지어 학교 안에 미니버스가 다닐 정도다. 유학생 자습실이 따로 있지만 중국학생들이 공부하는 자습실에 외국인도 출입할 수 있어 중국학생들과도 같이 공부할 수 있었다. 체육관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수업이 끝나고 저녁시간이 되면 체육관으로 가서 체력을 관리하거나 수영을 할 수 있었고, 시설은 학생증을 제시하면 싼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방학이 시작되면 유학생들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귀국하는 친구부터 부족한 실력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친구, 여행을 준비하는 친구 등등 각자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인다. 나는 여행을 선택했다. 하얼빈까지 혼자 간 후 하얼빈에 있는 친구를 만나 백두산을 가는 것이었다.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제일 저렴한 여행계획을 세우다 보니 하얼빈까지 17시간 동안 앉아서 가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 물론 몸은 불편했지만 같이 타고 가는 중국인들과 이야기도 하고 바깥 풍경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백두산의 정상 천지는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맑은 얼굴을 보여주었다.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산행이 되었다.

내가 보낸 중국에서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모험을 하는 느낌이었다. 간단한 물건을 사는 것부터 택시를 타는 것까지 매 순간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긴장의 순간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이 긴장의 순간조차도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중국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여러 국가의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어 평생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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