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목원대 중국학과 4학년.

고등학교 시절 중국어 시간만 되면 내 눈빛은 유독 더 빛이 났던 것 같다. ‘一 二 三 四 (이! 얼! 싼! 쓰!) 이런 한자를 보고 어떻게 이런 발음을 내는 걸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흥미와 재미를 이어 대학교 진학을 할 때에도 고민 없이 중국어 전공을 선택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3+1체제를 통해 대학 2년 동안 한국에서 갈고 닦은 중국어 실력을 점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중국, 그중에서도 하얼빈으로 향했다.

중국에 도착하면 중국 현지인들과 즐겁게 대화해 봐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대화를 하려니 간단한 인사 외에는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도 나의 주무기라면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었다. 중국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배울 때 잘하는 법 중 하나가 ‘틀린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였는데 그 마인드가 중국어 배우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국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자신 있게 얘기해 보고, 틀리면 중국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틀린 부분들을 고쳐주면서 대화를 이어갔는데 하나하나 알아 가고 배운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에 국제교류센터가 있는데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주최하여 중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알아 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참가했던 행사 중 하나는 중국어 말하기 대회였다.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운 중국어를 직접 작문해 보고 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노력에 노력을 더하여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성과도 거둘 수 있었고 중국어 실력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국의 대학들도 동일하게 7월 초부터 방학에 들어가는데 이 방학 시즌도 잘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8명의 학과 선배, 동기들과 함께 한 달 전부터 중국여행을 계획하고 세부일정을 잡아 두었다. 여행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한 달 동안 중국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하얼빈을 시작으로 운남성 일대, 사천성, 북경 등등 중국이 자랑하는 유구한 역사와 그에 따른 유적지 등을 볼 수 있어서 직접 경험하고 보는 공부가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지역별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든지 음식문화 등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었다.

중국 유학을 하기 전에는 중국에 가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잘할 수 있겠지 했는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고 그에 따라 얻는 성취감 역시 배가 되었다. 이렇게 1년을 보내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보고 싶어서 1년을 더 중국에서 생활하고 유학생활을 마무리했다. 흔히 중국에서는 중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 중국어 통(通)이라고 한다. 나 또한 중국 유학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은 후 중국어 통이 되고 싶어 행복한 몸부림을 치고 있고 이 시간들을 통해 더 성숙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누구든 계획을 잘 세워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성공적인 유학을 만들어갈 수 있고, 또한 중국어 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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