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케 사키 -건양대 한국어교육원
나는 건양대학교의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에는 자기소개조차 제대로 못했지만 모국어 사용을 하지 않고 한국어로만 공부하는 수업을 통해서 나의 한국어 실력은 차츰 나아졌다. 선생님을 비롯하여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이나 캄보디아 친구들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능숙하게 한국말을 하는 나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꼈다.
또한 이번 유학을 통해서 처음으로 기숙사에 살게 되었는데 기숙사라는 곳은 분명히 개인생활보다는 공동생활을 함께해야 하는 곳이다. 사실 일본에서는 대부분 학교에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학생끼리 같이 생활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으로 어색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어색함도 잠시였다. 기숙사에서 같은 방에 살던 한국 친구와 자주 대화를 나누고, 휴일이 되면 함께 외출도 하는 등 아주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는 외로운 나의 유학 생활에 활력소가 되었고, 기숙사 생활은 매우 유익하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한국어를 어느 정도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에 나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한국어 발음이다. 일본어에는 받침이 별로 없어서 한국어 발음 중에 받침이 있는 낱말의 발음이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물건을 사거나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발음이 이상한 것 같은데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그래서 그 시기에 나는 나의 발음이 한국 사람에게는 너무 이상하게 들리는 것 같아서 한국어를 말하는 데 자신감을 잃어 갔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곧 사라졌다. 왜냐하면 한국어는 나의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사람에게 나의 발음이 이상하게 들리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부끄럽게 여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의 한국 유학 생활의 목적은 한국어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 와서 언어 학습에 대한 능력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에 대한 깊은 이해 등 더 많은 것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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