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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전문학자’ 故 홍순길 교수 유고집

2010-06-12기사 편집 2010-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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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암에 걸린 어느 대학교수의 행복이야기

홍순길 지음ㅣ공감ㅣ188쪽ㅣ1만원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 전문학자로 유명한 故 홍순길 목원대학교 교수의 유고 수필집이 발간됐다.

40여년간 헤세에 관한 전문서적과 학술논문을 많이 써왔던 저자는 헤세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수필처럼 부담 없이 읽고 그 작품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에세이 집을 준비해오다 갑작스레 담도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하는 동안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의 행복한 삶을 반추하면서 자신의 소박한 행복이야기와 헤세가 말하는 행복관을 함께 엮어 하나의 수필집을 완성했다.

아쉽게도 저자는 자신이 집필한 수필집의 출간은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수필집은 저자가 떠난 지 1주기가 되어 비로소 유고집 형식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저자는 서문에서 “헤세의 사고와 이상은 불행을 딛고 넘어서서 행복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 차 있고, 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으로 나아가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헤세는 무엇보다도 인간 내면의 뜰을 소중하게 가꿔 온 정원사이며 이런 흔적이 그의 모든 예술 활동에 녹아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흔히 ‘영혼 상담가’라고 하는데 이는 정원사가 정원을 잘 가꾸듯이 작품을 통해 그의 독자들을 위로하고 위안을 주며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잘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헤세의 웰빙과 웰다잉의 삶을 통해 행복의 이야기한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삶의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매 순간 즐기고, 삶을 눈에 보이는 물질이나 명예나 권력과 바꾸지 않는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며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 그것이 빈곤하고 불안스럽고 무미건조하다고 느낄지도 모르는 내면 속에서 찾아내는 작은 기쁨이다.’(본문 중에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에 대한 기준이나 조건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단정하여 말할 수 는 없지만, 저자는 행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행복의 조건으로 감사하는 마음, 느림의 미학, 무소유, 탈문명, 자연에의 순응, 내면의 부유함 그리고 단순 소박한 삶 등을 꼽고 있다.

홍 교수는 1973년 성모여고에서 교편생활을 하다가 ‘괴테(Goethe)장학생’으로 3년간 독일유학을 다녀온 후 서강대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목원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36년간 재직하면서 한국헤세학회장과 국제헤세학회 창립 발기인으로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특히 지난 1997년 자신의 소장자료인 헤세의 수채화 50여점과 진귀한 헤세의 생의 기록물, 초판본, 특별본, 작품, 번역본, 참고문헌, 시청각자료 등을 바탕으로 세계 유일의 헤세 전문도서관을 목원대에 개관해 헤세 전공자 및 일반인들에게 헤세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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