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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 문화재

2010-03-01기사 편집 2010-02-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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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유별나다. 발굴과 보존, 복원 등에서 한 치의 오차나 실수를 용납치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충남도와도 활발한 교류를 벌이고 있는 나라(奈良)현은 올해 시작된 평성(平城)천도 1300년 기념행사를 위해 옛 고도의 궁궐인 다이고쿠덴(大極殿)을 복원하는데 15년을 투자했다. 공사비만 해도 2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단지 주춧돌만 남아 있는 궁궐의 복원을 위해 한국은 물론 중국의 고대 건축물과 벽화를 참고했다. 복원 기간이 오래 걸려도 전통 공법을 철저하게 사용했고 현대 공법과 재료는 내진 설계와 시공 등 극히 일부에만 쓰였다.

일본 오사카(大阪)시의 한 복판에 있는 백제사적(百濟寺跡)은 일본 속의 손꼽히는 백제계 유적이다. 이 사적은 지난 1952년 일본 정부에 의해 특별사적으로 지정됐다. 백제사적에는 금당과 동탑, 석탑, 중문, 서문 등의 위치와 그 웅대한 규모를 살펴볼 수 있는 주춧돌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 사적에 대한 발굴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2005년에야 시작했다. 발굴작업도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극히 일부만 진행된 채 더디게 천천히 이뤄진다. 일본 땅에서 백제계의 역사 흔적이 발굴되는 것에 대한 경계이기도 하지만 유적 발굴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일본의 면모를 엿보게 된다.

일본 나라(奈良)현 덴리(天理)시의 이소노카미신궁(石上神宮)에는 한·일 고대사의 가장 기념비적인 유물인 ‘칠지도(七支刀)’도 소장돼 있다. 이 칠지도가 소장된 수장고는 마치 견고한 장갑차를 보는 듯하다. 수장고는 불과 20㎡ 정도의 규모이지만 지진에 대비해 직경 30cm의 기둥이 16개나 떠받치고 있다. 벽면은 큰크리트와 철갑으로 이뤄져 있고 외부인의 접근도 철저히 통제된다.

일본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지극정성은 한편으로 집착으로도 비쳐진다. 일제시대에 일본이 한국에서 약탈해간 문화재는 6만1409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65년 한·일 문화협정에 의해 1300여점이 한국에 인도된 이후 일본의 문화재 환수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올해 3.1절은 국권상실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래서인지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환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일고 있다. 하지만 자국의 문화재에 대한 발굴과 복원, 보존에는 유별난 정성을 보이고 있는 일본은 한국의 문화재 환수에 대해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재에 대한 일본의 두 얼굴은 60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과연 일본 왕실의 보물창고인 일본 나라현 도다이시(東大寺)의 쇼소인(正創院)에는 과연 어떤 한국 문화재들이 숨겨져 있을까.

이용 정치부 충남도팀장 yong621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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