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녹색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그것이 녹색생활”이라며 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환경부가 실시한 기후변화 대응 2차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에너지 절약을 자전거 이용, 자가용 이용 자제, 대중교통 자주 이용 등 자동차와 관련하여 대부분 인식하고 있었다. 하나 이 모든 게 훌륭한 일이지만 채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없어진다. 자동차보다는 밥상의 메뉴를 바꾸는 것이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첫째, 독일 소비자단체인 ‘푸드워치’는 식생활에 따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BMW 자동차 주행량으로 환산해서 발표했는데 육식이 4758km라면 채식을 할 경우 그 절반인 2327km로 50%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유제품을 먹지 않는 비건(완전채식)을 하면 629km로 육식 대비 87% 절감하고 유기농 비건을 한다면 281km로 온실가스를 94%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가 BMW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방출하는 셈이다.

둘째,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 파차우리 의장도 자동차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게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일주일에 하루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자동차 500만 대가 운전을 하지 않는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쇠고기 1㎏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36.4㎏ 발생하며 이는 승용차로 250㎞ 주행할 때 나오는 양이라는 것이다. 에너지로 따지면 100W 전구를 20일 동안 켜놓는 셈이라고도 했다.

셋째, 육류 소비량이 개도국에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세계경제가 성장하면서 고기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지난 50년에 걸쳐 육류 소비가 5배나 늘어났고, 현재 2억8400만t인 전 세계 육류 생산량은 오는 2050년경에는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육식임을 공식 확인하는 통계가 속속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단지 전 세계가 향후 10-15년간 채식을 한다면 2050년까지 지구 기온을 산업혁명 대비 2도 이내 즉 이산화탄소를 450ppm에 안정화시키는 기후 목표의 70%는 해결될 것이며 이는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실제 비용을 감소시킨다. 완전채식인 비건을 한다면 2050년까지 기후 목표의 80%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사실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고는 생업에 지장을 받을 뿐 아니라 당장에 불편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나 채식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채식 없는 녹색생활은 알맹이 없는 구호일 뿐이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의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오염을 줄이고 자원을 보존하며 소중한 지구와 지구가 붙들고 있는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 개개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건 아침·점심·저녁식사로 무엇을 먹느냐에 관한 것이다.<생명사랑채식실천협회 고용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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