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5115명… 노조 강력 반발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취임 1개월여 만에 철도역사상 최대 규모인 5115명의 인력 감축을 감행하기로 해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철도노조는 “철도에 대한 마인드 없는 경찰사장은 퇴진하라”며 규탄하고 있고, 사측은 노조원 고발과 대규모 경찰투입으로 강경 저지하고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이 6개 중대 530여명의 대규모 경찰력 동원을 넘어 물대포까지 설치, 노조원을 대치하자 전 경찰청장 출신에 대한 전관예우가 해도 너무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코레일은 23일 오후 4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감축된 610명을 포함, 총 5115명의 정원감축안을 확정했다. 전체 정원 3만2092명의 16%에 이르는 규모로 공공기관 중 최다 감축이다.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으로 영업수지 악화를 막기위해서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이에 철도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이 날 대전정부청사 정현관 앞에 모여 인력감축 강행 등을 규탄하며 허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MB낙하산 인사’인 허준영 사장이 취임후 인천공항철도 인수, 노조원 고발을 통한 노조 탄압에 이어 이젠 5115명의 대규모 직원을 무 자르듯 감축하려 한다”며 “철도에 대한 최소한의 마인드가 없는 사장은 지금이라도 물러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때에 공기업 선진화란 이유로 MB코드에 맞게 직원들을 내쫓는 것은 군부 독재시대 때나 있던 일”이라며 “가진 자들의 세금은 대폭 완화해 주고 평생 열심히 일한 철도인들을 내쫓는 게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경찰사장이 온지 한달동안 한 일은 철도를 파탄내고 이명박 정권의 대리인 역할만 해왔다”며 “노조는 오는 25일 서울역에서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와 인력감축 규탄 대회 등 본격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레일이 신임 사장 취임이후 노조 고발, 대규모 인력 감축 등을 강행하자 비판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청사 관계자 A씨는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코레일의 직원을 포용하겠다고 했으나 지금의 행보를 보면 경찰력 총동원과 노조원 강경 저지 등 마치 경찰청장에 재취임한듯한 느낌”이라며 “코레일의 선진화는 아직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김흥성 홍보실장은 “그동안 정원감축과 관련 노사협의를 요청했으나 노조가 응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사측은 노조와의 대응을 법과 원칙대로 할 뿐”이라고 말했다. <천지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