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3 23:55

베이징올림픽 그 후, 중국은?

2008-08-21기사 편집 2008-08-20 06:00:00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지난 칼럼 보기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베이징 올림픽이 어느덧 종반으로 향하고 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0ne World One Dream)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난 8일 시작된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가고 있다. 신기록이 쏟아지고 짜릿한 감동의 드라마도 펼쳐진다. 개최지 프리미엄 덕분인지 중국은 멀찌감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 체조·수영·사격·역도 등 확실한 메달밭에서 무더기로 금메달을 캐내고 있다. 베이징 최대 석간신문인 법제만보는 중국이 5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면서 종합우승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의 중국이다. 과연 슈퍼파워 중국이 등장할 것이냐에 모아진다. 그들은 대중화(大中華)의 부활과 더불어 세계 초강대국을 꿈꾸고 있다. 중국인들의 의도는 ‘중화 부활’을 키워드로 내세운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잘 나타났다. 화약, 종이, 나침반, 인쇄술 등 중국의 4대 발명품을 집중 조명한 식전행사는 자긍심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5000년 역사를 길이 147m의 전자 두루마리에 현란하게 표현함으로써 기술적으로는 화려하고 완벽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스포츠 제전의 숭고한 의미인 인류 화합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대한 고민은 없고 철저히 중화주의를 선전하는 잔치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민족주의를 올림픽을 통해 확실하게 표현한 것이다. 세계는 이러한 중화주의를 예민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중국 지도부는 아직 자신들이 개발도상국임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중국의 ‘팍스 시니카’ 추구는 신화학자 김선자 씨의 ‘만들어진 민족주의 황제 신화’라는 책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중국 일대를 직접 돌며 신화가 역사로 가공되고 있는 현장을 기록했다. 민족주의를 고취시키고 문화 우월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는 ‘하상주 단대공정’(夏商周 斷代工程)에서 우선 나타나고 있다. 단대공정은 중국과학원과 중국사회과학원을 비롯한 7개 기관에서 나온 20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사마천이 확립해 2천 년을 이어온 중국의 역사 연대표를 확 뜯어고치는 원대한 작업이다.

그전까지 중국 역사는 기원전 841년에 시작한 것으로 돼 있었지만 단대공정으로 인해 하왕조, 상왕조, 주왕조가 만들어지면서 4천 년의 역사로 늘어났다. 뒤이어 2001년부터 시작된 ‘탐원공정’(探源工程)에서는 중국문명의 기원을 요, 순, 우, 그리고 황제(黃帝)까지 1천 년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중국의 민족적 우월성 시도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경제와 결합할 경우 과거 역사에서 주변국들과 조공을 통한 군신 관계의 연장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학자들도 중화의 부활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청조 말기 서방세계의 발전을 무시했다가 오히려 그들에게 200년간 굴욕을 당했지만 이제 경제발전과 더불어 다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옛날로 회귀하자는 것뿐인데 서방세계가 경계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모습을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과 당나라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강한성당’(强漢盛唐)의 메시지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중국이 떨치고 일어날 때를 대비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구려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만드는 동북공정과 이어도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할 역량을 가졌는가. 시대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다. 중국의 부활은 앞으로 몇 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다. 단순한 애국주의적 열정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우리도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이데올로기 논쟁에서 벗어나 중국의 부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