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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정치´ 약속 잊지 말라

2008-05-29기사 편집 2008-05-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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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 무렵 17대 국회가 시작될 때 여야는 상생의 정치를 국민들 앞에 보란 듯이 약속했다. 당시 국회 개원 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새로운 정치와 경제발전을 위한 여야 대표 협약’이라는 길고 거창한 제목의 문서를 내놨다. 합의도 아닌 협약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실천의지를 보였다. 그 한 달 후 첫 본회의가 열리자마자 양당은 치열한 기 싸움부터 시작했다.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 배분을 놓고 대치를 해 국회를 한나절이나 헛바퀴 돌렸다. 대화와 상생은 온데간데없고 거창한 협약도 언제 했느냐는 듯 그렇게 17대 국회는 시작됐다.

국민들은 민주화 세력과 정열적인 초선의원들이 원내로 진출함에 따라 역대 국회와는 다른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고질적인 정쟁과 파행을 일삼았다. 개원 초부터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법 등 4대 개혁법안을 놓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민주 진보세력은 민주화의 완성이 국가적 과제라고 여겼지 국민들이 원하는 민생문제는 도외시했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의 철학만 옳다는 식으로 이념 위주의 정치행태를 보여 정국혼란을 가중시키고 민생은 실종시켰다. 쟁점 현안이 생길 때마다 여야는 마주 보는 기관차처럼 충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4년간 의안 제출 입법안이 6300여 건에 달해 이전에 비해서 훨씬 많아 ‘일하는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작년 대선으로 여야가 뒤바뀌고 임기가 종료되는 오늘까지 국회는 여전히 입씨름만 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결국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으로서 광우병 파동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무기력한 면만 보였다.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책임은 내던지고 당리당략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제 공은 18대 국회로 넘어간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가까스로 과반수를 넘겨 다수당으로서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친박연대의 복당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쇠고기 재협상 논란과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당은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할지 시험대에 오른다.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경제살리기와 같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정치세력으로 정책적 해법제시를 통해 협조를 해야 한다.

당론이라고 해서 무조건 의원들을 줄 세우는 정치행태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의원들 개개인이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쪽저쪽 눈치를 살피지 않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계파 간 줄서기는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구시대적 병폐이다. 계파의 이해에 따라 흩어지고 모이지 말고 국민들을 위한 줄서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민생문제는 그동안 늘 정치공방에 밀려 제대로 대접조차 받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제는 정책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당선자 연찬회에서 국민을 하늘과 같이 받드는 ‘섬김의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국회를 되돌아보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약속을 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몸싸움과 단상점거 등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18대 국회는 섬김의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민생정치를 해야 한다. 17대 국회처럼 ‘파행으로 시작해서 파행으로 끝났다’는 오명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무슨 엄청난 협약서라고 해서 도장을 찍었어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것이다. 올해는 건국 6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우리 정치도 이젠 업그레이드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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