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4,9총선, 정치선진화 분수령

2008-01-31기사 편집 2008-01-30 06:00:00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지난 칼럼 보기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역사는 대결과 반목을 하다가도 화해를 하면서 발전을 한다. 또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시정을 통해 내일을 설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역사이다. 광복 이후의 우리 현대사는 엄청난 국가적 분열과 국민적 시련 속에서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한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경제적 발전은 가히 눈부실 정도라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치만은 유독 갈지(之)자 행보를 하며 때로는 뒷걸음질했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의 결과이다. 참여정부의 지난 5년은 국민 참여라기보다 진보세력의 일방통행식 정치행태를 보였다. 그 결과 국민통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회·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상과 의욕은 넘쳤지만 현실은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됐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정치권도 그에 걸맞게 변화해야 한다. 선진화와 실용은 경제적인 상황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정치의 선진화와 실용이다. 민주주의의 완성이 의회정치의 정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대립과 투쟁의 모습만 보여 왔다.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던 시절 여당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소신과 신념은 설자리가 없었다. 또 선명성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우는 야당으로서는 타협은 곧 굴복이요 사이비로 낙인이 찍히는 시절도 있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당에서 밤새 토론하고 결국에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의회의 모습은 그저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였다. 이제 우리 국회도 교과서가 아니라 실제 의사당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 합리적 대화와 이성적 토론이 펼쳐지는 장(場)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과 더불어 정치권의 관심은 4월 총선으로 모아지고 있다. 각 정당은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새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의석의 확보를 역설하며 통합신당은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나라당은 영남권을 비롯한 상당수 지역에서 공천은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판이라 공천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호남에서는 통합신당의 간판이면 경쟁력이 만만찮다. 이런 와중에 한나라당이나 통합신당이나 물갈이로 어수선하다. 기준도 애매하고 때에 따라서는 특정인을 솎아내려는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반발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무능력한 정치인은 물갈이돼야 한다. 또 투사형 정치인 역시 사라져야 한다. 목소리 크고 싸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가의 장래를 놓고 밤을 새우면서 토론하고 설득하고 타협할 줄 아는 의회정신이 가득한 사람들로 바뀌어야 된다. 합리적이며 이론과 실제의 지식을 겸비한 정치인들이 많아 우리 정치발전에 앞장서게 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되려면 우선 각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수족처럼 부릴 인물, 나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인 양 온몸을 던져 줄 측근도 제대로 된 인물이 아니면 과감히 희생시키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은 하나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개혁을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권자들도 변해야 한다. 통합신당은 호남,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당선보증수표가 주어지고 다른 당은 인물난에 허덕이는 희한한 현상들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정치적 이념이나 철학이 호남에는 진보, 영남엔 보수적인 인물만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제대로 된 인물이 아니면 표를 주지 않는 현명한 선택을 할 때다. 다가오는 총선은 대결과 반목으로 점철된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높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정치지도자들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치가 발전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