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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아, 경제아닌 먹고사는 문제야

2007-11-13기사 편집 2007-11-12 18: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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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국민들의 마음은 방황을 거듭하고 있다. 후보 지지를 묻는 여론조사에 70~80%의 국민들이 아예 응답을 거부하는 실정이어서 20% 내외의 응답자 중에서 기존 후보들이 지지를 받는 상황이다. 이렇게 대선판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회창 변수가 돌출했고, 본격적인 선거판이 시작돼도 국민들의 마음은 길을 잡지 못할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다수 국민들이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정치 얘기냐 하는 우리사회 지도층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이놈저놈 다 찍어줬는데, 아무도 우리들의 문제는 해결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이같은 태도는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다. 실제로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실을 재빠르게 포착해 선제공격을 하여 여론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세력들은 주요언론을 나팔수로 내세운 기득권층이었다. 이들은 IMF 이후 재산을 더욱 늘렸고, 민주화 이후 위축됐던 기세도 완전히 회복했다. 초국적 자본이라는 새로운 상전을 극진히 모시면서 세계화와 규제철폐를 내걸고 상전과 자신들의 재산증식에 장애되는 요소들을 제거해나갔다. 젊은이들 사이에 해외연수를 다녀오지 않으면 사회진출이 불가능한 것처럼 만들었고, 조기유학과 영어공용화론을 거침없이 말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보수화된 민주화세력의 상층부도 이들과 호흡을 맞춰나갔다. 무능한 좌파정권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초국적 자본의 국부유출을 조장해주고, 한미FTA까지 체결해 아예 한국시장을 내주려 하고 있다. 그들의 재산증식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민주화정권이었으니, 이런 역사의 아이러니도 없다.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무엇인가 우리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민들은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 앞에서 더 이상 속을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판에서 소속 정당이 다르고, 인물도 여럿이지만, 똑같이 합창하는 것이 ‘경제’라는 말이다. 이들이 말하는 경제는 세계화와 성장신화로 포장된 초국적 자본의 하위체계로 재편되고 있는 경제이며, 이들의 파트너로 성장한 일부 대기업의 경제일 따름이다. 이런 경제는 초국적 자본과 소수 재벌경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민경제의 중심축을 해체시켜가는 경제이며, 결국 국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경제일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경제를 원하지 않는다. 동서의 벽이 무너진 세계화 시대에 다국적 자본과 국내기업,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구조적 위기에 놓여있는 한국경제의 조건에서 당장 어려운 생활현실을 해결하는 긴급처방을 대다수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모순을 풀어야 소득과 사회의 양극화도 해결할 수 있다는 냉철한 인식은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 이런 틈새를 이용해 다국적 기업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한국사회의 지도층을 내세워 실업, 소득 감소, 생활난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경제라는 달콤한 환상을 심어왔고, 무능한 민주개혁세력들은 심각한 민심이반의 원인을 성찰해 참회와 반성을 통해 거듭나기는커녕, 성과와 계승을 강조하는 한심한 작태를 거듭했다. ‘가짜경제’가 아닌 ‘진짜경제’라 떠들지만, 기득권층의 경제논리와 아무런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집권세력들은 이 참담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이 추진한 경제와 분배정책이 공허한 말장난이었고, 빈부격차와 소득,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를 더욱 조장해서 결국 기득권층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힘을 확실히 강화시켰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이상 마음을 둘 데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 대선의 구호처럼 “이 바보들아 경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야”라고 고함을 쳐야 정신을 차릴까?

이태복<전 보건복지부장관·5대 거품빼기 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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