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대 대통령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박두한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50% 넘는 압도적 지지율로 여전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범여권 후보지지율을 다 합쳐도 이 후보에 훨씬 못 미친다. 이대로 가면 대선은 이명박의 압승으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 변수들이 남아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여권이 “이명박은 한방이면 간다”고 벼르고 있고, ‘올 대선이 2002년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떠돈다.

김씨송환●‘昌’출마설로 위기감

통합신당 정동영(鄭東泳)후보의 최근지지율이 20%선을 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명박 후보가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그동안 쌓아온 지지율을 까먹을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 후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주요악재는 BBK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준의 귀국과 범여권의 단일화, 이회창 출마설 등 세 가지다. 그 중 BBK조작사건의 주범 김경준 송환은 이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여권이 ‘한방이면 간다’고 큰소리치는 것도 김경준 송환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의 소환이 한나라당으로선 달가울 리 없다. 2002년 대선의 김대업 사건이 떠올라서일 것이다. 이 후보는 그의 송환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의 측근은 김 씨의 송환을 연기 신청했다고 한다. 여권이 김의 송환문제를 놓고 이중플레이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귀국 후 김 씨의 발언 내용과 수위에 따라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에 큰 변화를 보일 것이다. 어쩌면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나라당은 전전긍긍하고 여권은 그의 귀국을 마치 메시아 기다리듯 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김 씨의 송환을 막아선 안 되고 떳떳이 조사에 응해야 한다. 검찰도 정치적 계산 없이 가감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 국민들도 얄팍한 정치공세나 네거티브 공세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하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둘째,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역시 이명박에게 크나큰 악재다. 이는 여권이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는 필수적 전략으로 큰 파괴력을 지녔다. 여권이 3-4명 나와서는 이명박을 이길 수 없어 단일 화 할 수밖에 없다. 범여권 단일화가 2002년대선 때보다 늦는 것은 2.3.4등의 지지율합계가 이 후보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2당시에는 2,3등 후보인 정몽준●노무현의 지지율합계가 1위인 이회창보다 앞섰기 때문에 일찍이 단일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범여권의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각기 몸집을 키운 다음 11월중에나 단일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선정국은 요동을 칠 것이다. 여야 모두 네거티브유혹에 흔들려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 혈안인 것도 이 때문이다. 2002년과 같이 이 후보 지지율이 35%이하로 떨어지면 여권은 단일화가 가능하고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이회창씨 출마설이다. 흠집 많은 이명박 대신 여권대항마로 이회창이 나서야한다는 주장이다.

주요악재 극복이 최대과제다

막판에 낙마하는 이명박 대신 창(昌)을 대신 내세워야한다는 것이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말도 안 된다. 아직 한나라당당적을 갖고 있는 이회창 씨가 경선 참여 없이 낙마를 기다려 한나라당 후보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는 또 이미 대선에서 두 번 떨어졌다. 떳떳하게 불출마선언을 해야 옳다. 모호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지금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명박 후보는 사면초가다. 당 안팎으로 닥친 내우외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정도의 난관을 극복치 못한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의 용서를 빌어야한다. 그리고 유권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지금 한나라당과 이명박의 일거수일투족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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