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구단,계약조건 안맞아 발동동

최근 프로배구 구단들의 특급용병들이 러시아 또는 일본 리그를 잇달아 선택하고 있지만 구단들은 속수무책이다.

러시아 팀이나 일본 팀들이 두 배 이상 웃도는 금액을 제시하기 때문에 프로용병 습성상 돈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더라도 국내 용병 몸값 상한선(28만 달러)이 정해져 있는 국내 프로구단들은 떠나는 용병을 잡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한국프로배구는 세계 11-12위의 중위권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축구나 농구 등 여느 구기 종목과 비교해도 순위가 가장 높다.

그런데도 구단들이 떠나는 용병들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용병 몸값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전 삼성화재가 레안드로 다 실바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공을 들였던 미국국가 대표팀 라이트 공격수 가브리엘 가드너가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러시아 행을 선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레안드로 역시 28만 달러를 제시한 일본행을 택했고 숀 루니(현대캐피탈)도 결국 러시아 리그로 떠났다.

그렇다고 구단들이 마음에 드는 용병을 잡기 위해 국내 용병 몸값 상한선을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다. 점찍었던 용병을 잡고 싶어 상한선을 올리게 되면 2-3년 후에는 용병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데려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또 용병들을 엄청난 금액을 주고 데려오게 되면 A급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용병에게 의지하는 국내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들만의 잔치가 되는 셈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용병 상한선을 올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용병들을 데려오면 구단도 좋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프로배구 실력은 점차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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