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매를 들 때가 있다. 그 매가 사랑의 매인지, 폭력의 매인지 잘 구별되지 않아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동양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성선과 성악이라는 상반된 설이 함께 내려오고 있다. 교육은 우리 가슴에 선악이 병존함에서 비롯된다. 착한 본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악한 본성은 착하게 이끌기 위해 가르침이 베풀어진다. 사람을 가르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감화나 감동도 주고, 모범이나 시범도 보인다. 옳은 행동은 권장하고 그릇된 행동은 억제하도록 지도하고, 때로는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체벌이 가장 낮은 수준의 교육방법이다. 무릎 꿇고 앉기, 팔 들기, 멀리 달리기, 때리기 등의 체벌 중에서도 가장 낮은 단계가 회초리로 때리기이다. 매는 사리가 밝은 스승이 학생을 가르칠 때만 대는 것이 아니다. 조련사가 짐승을 훈련시킬 때나 깡패두목이 부하를 다스릴 때도 댄다. 여기에서 사랑의 매와 폭력의 매를 가름하는 어려움이 있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꿀밤을 거세게 먹이든, 뺨을 때리든, 주먹질하든, 발길질하든, 몸이 서로 직접 닿는 방법은 가르치려는 체벌로 여겨지기보다 폭력으로 간주되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매를 댈 때는 냉정해야 한다. 배우는 사람이 맞다가 싫어하면, 심지어 대들더라도, 바로 매를 거두어야 한다. 폭력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놈이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주제넘게 선생님에게 대들어. 더 맞아!”하면서 모질게 후려치는 매는 사랑의 매가 아니다. 그것은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위엄이 무너져서 대는 감정의 매다. 깡패두목이 조직의 위계질서를 잡으려고 휘두르는 매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맞는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므로 매로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스승으로부터 들은 칭찬이나 따뜻한 말이 마음에 옹달샘으로 간직되어 인생의 성공에 버팀목이 되었다’고 칭찬과 격려를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은 사람은 자주 보인다. 흠씬 맞아서 성공했다고 쓴 자서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매로 다스리는 교육방법은 별로 효과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김명녕<한밭대 전자공학과 교수·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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