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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

2007-02-26기사 편집 2007-02-25 13: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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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과 총선의 주기 일치를 위해 개헌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이 제안을 여권의 국면전환용 정략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탈당과 중립내각 구성을 전제로 개헌에 찬성하며, 민주노동당은 토지·주택의 공(公)개념 도입과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하는 개헌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 22일 탈당의사를 밝혔고, 이어 3월 중 개헌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개헌이 성사되려면 헌법 제130조에 따라 국민투표 실시 전에 먼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한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울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이 입장을 바꾸는 경우에는 대선이 9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대통령제의 부분적 보완을 시도하는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개헌의 시기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개헌의 의제다. 대통령 4년 연임제, 대선과 총선의 실시시기 일치 등이 개헌의제로 논의되는 것에 이의를 다는 건 아니지만, 지방자치의 헌법보장 강화와 같이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대한 개헌의제들이 정치권의 관심 밖에 방치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현행 헌법은 역설적으로 지방자치를 제약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테면, 지방자치단체가 ‘법령(法令)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도록 규정하는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을 법률 이외에 대통령령, 총리령 및 행정 각부의 장관이 발하는 부령(部令) 등으로 제약함으로써 지방자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이 조항의 관련 문구는 마땅히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한’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현행 헌법은 편협한 조세법률주의 해석을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과세권(課稅權)을 사실상 박탈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탄력세율을 정할 수 있을 뿐이다. 과세권은 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한다. 따라서 헌법의 관련 규정은 지방자치단체의 과세 입법권을 크게 확충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현행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를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시·도와 시·군·자치구가 관련 법규 하나의 개정만으로도 일거에 폐지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여·야 국회의원들이 시·도의 폐지에 합의하고 입법을 추진하려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행동을 잠정 유보했다. 이런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지방자치의 헌법보장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는 국회에 지방을 대표하는 상원(上院)을 설치하는 것이다. 지방을 대표하는 상원의 창설은 행정부에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지방의 국정참여의 문호를 국회까지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원의 설치가 입법시간과 운영비용을 증대시킨다는 비판이 있지만, 입법의 질 향상, 다수결 의사결정의 안정성 제고, 다수의 횡포에 대한 소수 보호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의 설치는 지방분권개혁과 국토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지역할거주의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상원의 이런 장점 때문에 근래 양원제 국회를 채택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1970년 45개에 불과했던 양원제 채택 국가가 현재 80개국에 달하고, 10개국이 상원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GDP로 세계 15위 국가들 중 오직 중국과 한국만이 단원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

개헌논의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분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상원 설치를 포함한 지방자치의 헌법보장 강화가 개헌의 핵심 의제로서 공론화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무게 중심이 아래(지방과 시민)에 있는, 전국이 더불어 고루 잘 사는 선진 대한민국’의 헌법적 기초가 마련되기를 소망한다.

안성호<대전대 부총장·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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