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나라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발상지이지만 그동안 개발은 더딘 나라다. 면적이 남한의 30배가 넘는 328만 평방km, 인구는 12억으로 중국다음의 세계 2위이다. 풍부한 자원과 엄청난 시장을 갖고 있는 강점 때문에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인도의 저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더 살펴보자. 세계 4대 종교 중 둘이나 퍼뜨린 나라, 우리가 구구단을 외우는 동안 12×12단을 외우는 나라다.

印●러에 추월당한 한국경제

또 있다. 자기네가 개발한 핵무기와 아직도 자국음반시장이 건재하며, 한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700편의 영화를 만드는 나라가 인도다. 그러나 거리엔 우마차와 승용차가 섞여 다니고, 걸인이 많고 개발이 더뎌 우리에겐 늘상 후진국으로 비쳐온 불가사의한 나라다. 이런 인도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경기호황으로 지난 회계연도(2006.4-2007.3)에 8.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도는 국내총생산(GDP)이 8400억 달러로 우리의 8269억 달러를 쉽게 뛰어넘을 것이다. 인도의 고속성장배경에는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의 활황에 있다. 푸틴의 러시아도 원유와 가스 등 풍부한 자원을 등에 업고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작년 GDP 7633억 달러에서 올해 9750억 달러로 우리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한국은 브릭스(BRICS)4국에 완전히 추월당하는 신세가 됐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권에서도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4위로 떨어지게 됐다. 이미 세계 10대 경제권에서 탈락했고 올해는 12-13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 하우스쿠퍼스(PWC)는 2050년 한국의 경제규모를 16위로 전망했다. 소위 포스트브릭스인 터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도 뒤져 세계 16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20-30위로 떨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최근 브릭스의 주축이며 3개 아시아대국인 중국, 인도, 러시아 3국간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결성이 가시화되고 있음은 우리의 크나큰 위협이다. 원수지간이던 중국과 인도 사이를 러시아가 중재하며 3국간의 유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3개국 외무장관은 최근 2년 동안 3차례씩이나 서로 만나 에너지, 무기구입, 농산물 구입 확대와 제한적 FTA 등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트브릭스인 비스타(VISTA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와 태국 멕시코 등도 최근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오랜 맹방인 미국과도 소원해진지 오래고, 이웃 일본과는 정치 사회적인 이슈로 삐걱거리고 있다. 동맹을 강화하고 넓혀가야 할 처지인데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은 타결돼 다행이나 북의 실행이 문제고, 한미FTA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급격한 고령화, 未來재앙이다

그런데 최근 불거져 나오는 각종 지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비율이 30%에 이르고 있고, 일곱 가구 중 한 가구의 가장은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 갚기를 포기한 개인파산신청자가 12만 명, 구직 단념자가 14만 명을 넘고 있다. 또 급격한 고령화●低출산영향으로 우리경제잠재성장률이 2020년대에는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충격적인 전망도 있다.

고령화●低출산이 미래의 재앙인 셈이다. 低성장의 장기화는 우리나라가 결국 아시아 3류 국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관심조차 없다. 대권노름에 서민경제만 멍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이같이 어지럽게 돌아가는데도 정부는 허황된 장기구상만 내놓고 있으니 한심하다. 어떻게 해서든 親기업환경 조성과 규제철폐로 기업이 신명나게 투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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