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숨은 보석’ 여오현

힐스테이트배 2006-2007시즌 V리그 프로배구가 시작된 지 10일이 지나면서 각 팀의 전력이 드러나고 있다. 당초 현대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기세가 대단하다. 삼성화재는 시즌개막전에서 지난시즌 챔프인 라이벌 현대를 3-2로 꺾은 뒤 파죽의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삼성화재의 무패행진은 매 경기 괴물같은 파워를 자랑하는 브라질 출신 용병 레안드로를 선봉으로 갈색폭격기 신진식, 삼성 좌우 쌍포 장병철, 이형두 등 최고의 공격진용을 갖춘 당연한(?) 결과인 것 같지만 국내 정상의 리베로인 여오현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배구계 안팎의 분석이다.

4게임을 마친 현재 여오현은 수비에서 단연 돋보인다. 디그(상대의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부문에서는 72개의 스파이크 중 62개를 받아내 세트당 평균 4.13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으며 서브 리시브 부문에서는 92개 중 66개를 안정적으로 받아내 68.48%의 성공률로 랭킹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오현은 2005-2006 KT&G V리그 리시브 부문에서 724개중 528개로 성공률7 8%를 기록해 리베로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총 4번의 리베로상을 거머쥐었다.

왜소한 몸집과 남자선수들 중 가장 작은 176㎝의 단신으로 ‘수퍼 땅콩’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여오현은 타고난 순발력과 정확한 타이밍으로 이 시대 최고의 리베로로 평가받고 있다.

여오현은 2m가 넘는 장신 공격수들의 시속 100㎞에 육박하는 대포알 강스파이크를 받아 세터에게 자로 잰 듯하게 올려 동료선수들에게 공격기회를 만들어준다. 특히 여오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이 강하고 두뇌회전이 뛰어나 경기 흐름을 잘 파악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전토박이인 여오현은 대전유성초등학교와 대전중앙중·고를 거쳐 2000년 삼성화재의 수비수로 입단해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삼성 수비의 핵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 상태이며 2005년부터는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여오현은 홍익대 3학년때까지 레프트 공격수로 나서 1998년에 한양대의 68연승 신화를 저지하는 일등공신이기도 했으나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자 4학년때 붙박이 리베로로 전향했다.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꾼 뒤 경기당 80%의 리시브 성공률을 보일 만큼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여오현은 “주전 공격수로 활동하다가 리베로를 맡는다는 게 너무 싫었지만 일반 선수에 비해 20cm이상 작은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주전 공격수만큼 팬들에게 주목받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서 열심히 뛰는 최고의 수비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黃陳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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