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제5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1일 계룡대에서 3군 통합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를 보면서 한편으로 장년으로 성장한 국군에 대해 대견한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착잡한 심정과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 군이 직면하고 있고 앞으로 우리 군이 직면하게 될 과제들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창군 이래 특히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군은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우리 군은 창설 후 반세기가 넘도록 발전의 뒤 안에는 많은 어려움과 고난도 있었지만 국가와 사회발전, 더 나아가 국제평화에도 기여하며 양과 질 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여 막강한 국군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고 할 수 있다. 정전협정 체결 후 반세기가 넘도록 변함없는 북한의 대남전략과 군사적 대치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북한의 군사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더불어 확고한 한미안보협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장래는 여전히 험난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안보환경은 우리 군에게 적지 않은 어려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대내외 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방정책, 군사정책도 엄청난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의 끊임없는 개발, 우리의 국방정책의 기본적인 축으로 작용하고 있던 한미동맹의 질적인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안정적인 국방예산의 확보 애로 등은 우리 군에 커다란 도전과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전반적인 한미동맹의 변환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공동행사)를 포함한 미래 한미지휘관계 조정에 따른 한국군의 자체방위 역량 확충, 전략타격력이나 정보자산에 있어 한미공유체제의 확보, 한반도 내에 긍정적 안보환경 조성 등을 차질 없이 달성해야 할 것이다. 상호 신뢰와 협조 속에서 미국과 이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미 발표된 ‘국방개혁 2020’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따른 후속조치들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둘째, 21세기를 지향하면서 국방분야에서는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들이 남아 있다. 물리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였지만 전략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자주화, 전문화, 토착화 되지 못하고 많은 측면에서 미국만 모방해 나가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각 분야에서 전문가를 많이 배양해서 전략, 정책, 예산, 관리, 방산 등의 분야에서 전문화를 체계화시키고 첨단 관리방식을 많이 배워서 군내에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셋째, 민군관계 협력이 더욱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민과 군을 분리된 것으로 보고 어떻게 하면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확립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만 관심을 경주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민군관계의 전부는 아니다. 군은 물론 민간 사회도 현대국가에서 요구되는 한 차원 높은 민군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문민통제의 원칙 속에서 민간엘리트와 군부엘리트간의 가치 및 지식의 적절한 공유, 그리고 서로간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안보정책 및 국방정책 수립과 선진민주국가 민군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민군관계가 정립된다면 적정 국방비 확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속에서 선진화된 국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와 지원이 절대적인 만큼 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군은 기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국방정책에 대한 국민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동시에 추구해야만 사회가 민주화. 개방화. 지방화로 발전하는 데 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되고 국민의 지원과 지지를 받아 명실 공히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기<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