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조선왕실의 인장’展

인장 조형, 색채, 서화적 요소를 충실히 갖춘 온전한 형태의 예술이다. 실용적 용도로 고안된 인장이 동양에서 예술적으로 승화한 시기는 중국 송·원대. 특히 중국 명대 문인들 사이에서는 문인 전각이 유행했고 이것이 조선조에 유입돼 왕실과 민간에 유행하게됐다. 인장은 돌, 금속, 나무 등으로 빚은 작은 공간에 예술적 서체로 의미 있는 글귀를 균형 있게 배치해야하는 고도의 종합예술이었던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실의 인장’전을 개최한다. 전시작은 조선 제24대 헌종(재위기간 1834-1849년)의 개인 인장과 그가 수집한 것들이다. 인장에 유독 높은 관심을 가졌던 헌종은 수많은 인장을 수집했고 조선 후기 그가 갖고 있던 인장을 인보로 엮어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을 펴내기도 했다.

헌종이 사용하고 수집했던 인장에는 헌종은 물론 정약용·김정희·강세황·신위 등 시대를 대표하던 문인 석학, 문팽·옹방강·오숭량 등 청나라 문인들의 인장도 포함된다. 특히 ‘보소당인존’에는 왕과 문인들과의 교감, 조선과 청나라의 학문적 교유(交遊) 내용도 함께 담겨 있어 예술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시 기간 동안 박물관 1층 대강당에서는 총 3회에 걸쳐 특별 강연회도 열린다. 김양동 교수(계명대학교 서예학과)는 23일 ‘한국 인장·전각의 역사’,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9월 6일, ‘헌종의 문예취미와 서화 컬렉션’, 최종덕 창덕궁관리소장은 9월 20일 ‘헌종과 낙선재’를 주제로 강연한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계속된다.<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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