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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에 달렸다

2006-05-25기사 편집 2006-05-24 21: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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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대기업 총수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세 아들을 불렀다. 한눈 팔지 않고 평생을 방직회사 경영에 정열을 쏟은 그다. 세 아들에게 각기 10센트씩을 나눠주고 “시장에 가서 이 빈 방에 가득 채울 것을 사오너라. 해지기 전에. 단, 10센트 이상을 써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누구보다 잘아는 자식들이지만, 죽고 난뒤 그 자리를 맡길 적임자를 고르기 위해서다.

저녁 무렵, 큰아들이 먼저 건초 한 짐을 지고 왔다. 짐을 풀고 보니 방의 두 벽을 겨우 채울 수 있었다. 둘째도 솜 두 포대를 사왔다. 그는 세 벽을 채울 뿐이었다. 두 아들에 대해 크게 실망할 때 셋째가 나타났다. 그에겐 두 형과 달리 건초도, 솜도 없었다.

_남에 대한 배려, 지혜로움.

.아버지가 “무얼 가져왔느냐”고 묻자 막내는 자초지종을 얘기한다. “주신 10센트로 굶는 아이에게 빵을 사주고, 돈을 떼어 교회에 감사의 헌금을 하니 1센트 밖에 남지 않더군요. 그 돈으로 양초를 샀읍니다”. 그리고 양초로 온 방을 밝혔다. 거대 회사는 당연히 막내에게 돌아갔다. 아버지는 셋째의 남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씨, 지혜로움에 감복하며 “너야말로 기업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외쳤다. 그는 숨을 거두면서도 “나는 사업의 성공보다, 제대로 인재를 키운 데 더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12, 3년 전쯤 아시아권 유력 시사 잡지 실린 실화다. 우리 나라등 각국의 선거분위기와 어중이 떠중이가 나선 무자격 출마 열기를 빗댄 얘기였다.

오늘로 5ㆍ31 지방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어수선하다.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공천비리, 폭로, 비방, 매터도(흑색선전)등으로 실망을 주더니. 끝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흉기피습사건까지 터져 정국은 냉기류다. 이 선거 양상들은 2만 달러 선진국에서 벌어진 일치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치 후진성에서 벗지 못하고 있다.

4년간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 광역, 기초 단체장, 지방의원 등 3,867명의 적임자를 뽑는 이번 선거는 내년 말 제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다. 결과에 따라 우리 장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올바른 성품과 지혜롭고, 유능한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꼼꼼히 살펴 바른 인물 선택

우리는 대통령 자리든, 시·도지사, 시·군·구청장 자리든, 지방의회든 누가 맡느냐에 달라진다는 사실을 절감해 왔다. 뒤늦게 “잘못 뽑았다”고 후회해봤자 유권자의 책임회피일 따름이다.

이번은 과거 선거와 많이 다르다. 선거연령이 19세로 낮춰졌고,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진다. 특히 올부터는 지방의원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급여도 지급된다. 내년 7월부터는 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이 소환할 수 있는 주민소환관련법이 실시된다는 점에서 바르게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

문제는 유권자의 무관심과 외면이다. 제대로 된 인물이 없다고 해서, 뽑아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해서 외면하면 부적격자들이 당선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뽑지 않고, 참여조차 하지 않는다면 네 탓 타령이고 정치문화는 퇴보한다. 말마따나 월드컵 태극전사들의 신상은 줄줄이 꿰면서도, 내 지역일꾼으로 누가 출마했는지도 모른다면 민주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결정은 이제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남은 기간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할 적임자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신문, 방송등의 보도와 선관위의 공보물, 인터넷 등을 통해 적임자 인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약의 현실성이 있는 지, 민주적이고 통합, 조정능력은 있는 지, 바르게 살았는 지등 됨됨이도 제대로 살펴야한다. 그것도 귀찮으면 ‘믿을 수 있는 지’만이라도 찬찬히 따져 한 표,한 표를 의미 있게 행사해야 옳다. 최적임자가 아니라서 포기할게 아니다. 차선의 인재라도 선택해야 한다. 그게 촛불로 빈 방을 채우는 지혜요, 지혜로운 적임자를 고르는 게 권리이자 의무이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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