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실습, 회의까지 가능한 메타버스 캠퍼스 선보여
대학 연합 경진대회선 5G망 미비로 원격접속 안 되기도

한국기술교육대 VR Class 안 강의실 모습. 사진=한기대 제공
한국기술교육대 VR Class 안 강의실 모습. 사진=한기대 제공
[천안]천안·아산 지역 대학들의 메타버스(Metaverse) 활용이 입학식, 졸업식 등 단순 이벤트에서 강의, 실습 등 학사운영에 활용가능한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메타버스 캠퍼스가 확산하고 안착하기 위해선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케하는 5G망 구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순천향대학교는 지난달 28일 캠퍼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메타버스 플랫폼 `순천향 메타버스 캠퍼스`를 공개했다.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구축한 순천향 메타버스 캠퍼스에는 벚꽃 가로수길, 피닉스 광장, 교육과학관, 향설동문 등이 구현됐다. 이날 메타버스 캠퍼스에서는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으며 2253명의 학생이 접속해 아이돌그룹 에스파(aespa)의 축하공연을 즐겼다. 순천향대 메타버스 캠퍼스는 365일 운영되는 상설공간으로 강의, 실습, 축제 등 학사일정에 활용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지난해 5월 원격교육플랫폼 `VR(가상현실) 클래스`를 선보였다. VR 클래스에서는 교수의 실시간 지도를 받아 회로도에 따라 부품을 배치하고 연결하는 등 실험과 실습 교육을 할 수 있다. 문서와 동영상도 편하게 공유하며 다른 학생들과 소통도 가능하다. 한기대는 올해 플랫폼 최적화를 마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증가하며 대학들은 실습교육까지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다중 원격 접속과 실물 수준의 실습교육이 이뤄지기에는 전국에 구축된 5G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기업 디지포레 신덕환 이사는 "LTE환경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지만 버퍼링이 있거나 접속이 끊길 수 있다. 망이 안정적이지 않은 곳은 접속이 안되기도 한다. 데이터 처리하는 양이 부족한 것"이라며 "실제 지난해 열린 전국 7개 대학 연합 메타버스 창업대회에서는 4개 대학이 5G망이 구축되지 않아 원격접속이 안돼 한 대학 강당에 모여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5G망 구축 미흡이 지적됐다. 국민의힘 김영식 국회의원이 과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5G 무선국 총 19만 8832개 중 45.5%(9만 489개)가 수도권에 집중했다. 5G 무선국이 10개 미만으로 사실상 5G를 사용할 수 없는 기초지자체는 13곳이다. 이마저도 5G 3.5GHz 대역이다. 메타버스는 데이터 용량이 커 LTE보다 20배 빠른 5G 28㎓ 대역에 적합하다고 분석된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G 28GHz 대역 기지국은 137대에 불과하다.

이석희 남서울대 가상증강현실융합학과 교수는 "메타버스 속 캐릭터가 작으면 5G의 영향은 적다. 그러나 효과가 좋아지고 리얼리티가 되면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며 "디지털트윈(메타버스 유형의 하나. 실제 환경을 디지털 환경으로 구축해 현실상황을 예측하는 기술)과 데이터 게더링은 5G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순천향 메타버스 캠퍼스에 구현된 순천향대 교육과학관. 사진=순천향대 제공
순천향 메타버스 캠퍼스에 구현된 순천향대 교육과학관. 사진=순천향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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