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중학교 졸업식 가보니…'우리끼리' 졸업식
학부모, 학생들 코로나 시국 감안 "아쉽지만 수긍"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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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교 졸업 시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감염증 확산 여파로 졸업식을 대거 축소하면서 졸업식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가족을 비롯한 축하객 등 외부인 출입을 금하면서 졸업생 입장에서 평생 한번 뿐인 졸업식이 졸업생들 `우리끼리`나 `그들끼리` 방식으로 풍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 28일 대전 서구의 한 중학교 졸업식. 졸업생들의 집결 시간은 오전 9시30분. 오전 9시가 넘자 마지막 등굣길에 나선 졸업생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집결 시간이 다가오자 꽃다발을 손에 든 가족들과 함께 교문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보이기도 했지만 `나홀로` 학교를 찾은 졸업생들이 상당했다. 나홀로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가족들이 챙겨준 축하 꽃다발을 직접 챙겨온 모습이 상당했다.

교문 앞에 이르자 학생들은 가족들과 잠시 이별을 한 채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마지막 졸업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학교를 찾은 가족들이나 축하객들은 교문 밖에서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생이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축하객의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가족들이나 축하객들은 영하의 날씨에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채 교문 밖에서 아들이나 딸들의 졸업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마치 대학 수학능력시험날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교문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나 친척 등 축하객들의 반응은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졸업 현장을 보지 못하고, 졸업식 후에도 교실에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코로나 시국이 엄중한 상황을 감안한 듯 불만이나 불평을 털어놓지 않았다.

졸업생 부모라고 밝힌 정민수 씨는 "2년 전 아들 졸업식 때는 급식실에서 졸업식을 함께 지켜보고 사진도 같이 찍었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가 워낙 심하다 보니 가족들 방문을 학교 측에서 자제시켰지만 그래도 평생 한번 하는 중학교 졸업식이라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생 부모는 "졸업식이면 떠들썩한 분위기이고 졸업식 후 친구들, 가족들하고 사진도 찍고, 교정에서 이리저리 섞이다 보면 서로 아는 부모들끼리도 인사도 나눴었다"며 "평생 한번 하는 졸업식이라 축하도 받고, 축하도 해줘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올해는 외부인들이 방문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선생님 말씀에 부모님들이나 친척들이 졸업식에 온다고 했지만 오지 말라고 했다"며 "졸업식 후에도 우리 친구들끼리 함께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졸업식이 끝나자 학생들 표정은 여느 졸업식과 마찬가지로 들뜬 표정이었다. 그동안 해마다 해당학교 졸업식은 급식실에서 진행했지만 사람이 모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올해 졸업식은 각 학급 교실에서 방송부원들이 방송을 통해 졸업식을 치렀다는 것. 상장이나 졸업장 수여도 각 학급 교실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한 졸업생은 `우리들끼리 졸업식`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분위기는 즐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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