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중대사고 반복 기업 건설면허 박탈, 경영주에 엄정한 책임"
"민주당·구청에 공사 중단 건의했는데 안 받아들여져" 항의 시위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시 서구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시 서구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중대 사고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런 위험한 기업활동을 못하도록 건설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래야 기업이 다시는 이렇게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특수구조단장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실종자 수색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당부한 이 후보는 약 50분간 피해자 가족과 면담을 한 뒤 피해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사고 현장을 함께 살펴보기도 했다.

"똑같은 사업체에 의해,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기가 막히다"며 "피해자 가족들께서 저한테 `앞으로 이런 사고가 안 나게 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이 후보는 밝혔다.

"OECD 국가 중 일하다 죽는 사람이 제일 많은 나라를 26년째 계속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구조·수습 문제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다른 사람이라도 이런 피해를 안 입게 해달라는데 제가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위험하게 일을 시켜서 돈을 벌 수 있고, 문제가 됐을 때 치르는 대가가 위험을 감수해서 얻는 이익보다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냉동창고 화재도, 이것도 같은 것 아닌가"라며 "결국 돈 문제인 것 같다. 참 돈이 마귀라고 얘기하는 게,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게 한다"고 허탈해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돈보다 생명이라는 게 너무 당연한데 돈을 벌기 위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잘못된 산업문화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첫날인데"라며 "앞으로라도 이런 중대재해를 방치하거나 책임 있는 경우 이익을 보는 경영주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이 후보는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 방문 장에선 화정아이파크건설현장 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호남의 소리 듣지 않는 이재명은 물러가라. 민주당은 필요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주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책위는 앞서 전날에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 방문 당시 실종자 가족 면담을 거부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송갑석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과 구청에 공사 중단을 권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홍석선 대책위 위원장은 "사고가 난 건물 인근에서 작년부터 계속 쇠못이 떨어지고 시멘트 비가 내리는 등 문제가 있어서 공사 중단 시위를 해왔다"며 "민주당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듣지를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더니 이제 국민의힘보다 늦게 현장을 찾으면서 아무런 진정성 있는 대책을 들고오지도 않았다"고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관련해서 이 후보와 피해자 가족 면담에 동행한 이소영 대변인은 "(가족들이) 간곡히 요청한 부분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미안하거나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이 첫째로 (바란 것은)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가) 살아있다면 구조를, 그렇지 않다면 수습이라도 하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 대변인은 이어 전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가적인 역량이나 방안이 총동원되도록 국무총리가 직접 관여해서 수색과 수습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총리께 건의드리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선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실종자 가운데 1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발견된 실종자의 신원과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28층에서 신원 미상의 실종자 1명을 내시경 카메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사고가 발생한 지 16일 만에 세 번째 실종자 발견이다. 앞서 소방당국은 지난 14일 첫 번째 실종자를 수습했고, 지난 25일 27층 2호실 안방에서 두 번째 실종자의 흔적을 발견한 바 있다.

두 번째 실종자는 이틀 전 혈흔과 작업복, 머리카락 등이 발견됐지만 붕괴 위험과 진입 등에 어려움이 있어 아직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서 중수본은 전날 오후 5시 브리핑에서 "27층 직접 진입이 어려워 한층 위인 28층 중앙부의 측벽을 뚫어 잔해물을 들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세 번째 실종자 발견은 두 번째 실종자에 접근하기 위해 28층 진입을 시도하던 중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28층 역시 잔재물이 쌓여있어 추가 붕괴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자세한 사항은 추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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