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측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해지 등 모든 가능성 열려 있어"
"관련법·계약요건 등 법적자문…필요한 검토 작업 돌입"

숭어리샘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인터넷 카페 메인화면 캡처.
숭어리샘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인터넷 카페 메인화면 캡처.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컨소시엄이 공동시공을 맡은 대전 탄방1구역(숭어리샘) 주택 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설사 변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참사에 이어 화정아이파크 외벽붕괴 등 일련의 대형사고로 최대 위기를 맞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과 우려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숭어리샘 시공사 교체 여론은 막 불붙고 있는 초기단계로 보이지만 조합원 의견이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해지로 모아져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 문턱에서 적정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후분양으로 돌아선 숭어리샘이 이번엔 시공사 돌발악재에 직면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숭어리샘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안팎에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광주 붕괴사고 여파로 안전시공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숭어리샘 조합 인터넷 카페에는 `현대산업개발 못 뺄 이유가 있나요? 계약서 다시 쓰고 GS 단독시공 갑시다`라거나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청구 총회 안건 제안합니다`라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고 수십 건의 댓글이 달렸다.

비공개로 운영되는 카페여서 게시 글의 정확한 전후 맥락을 예단할 수 없지만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와 관련해 높아진 안전 우려와 회의적인 판단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조합 측은 조합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애써 숨기지 않으면서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해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규태 조합장은 "광주 붕괴사고 직후부터 내부적으로 현대산업개발 시공에 대해 걱정하는 의견이 적잖이 나온 게 사실"이라며 "시공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브랜드에서 `아이파크`라도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합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는 조합원과 향후 분양을 받게 될 수분양자들에게 가장 큰 자산이자 중요한 주거공간으로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데 이론은 없을 것"이라며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해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필요한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다만 "사인간 계약을 취소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관련법과 도급계약서상 시공사 해지요건에 대해 법률자문을 받는 등 면밀하고 종합적인 검토과정을 거쳐 조합원 총의를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숭어리샘 재건축사업은 대전 둔산권인 탄방동 일원 10만여㎡ 부지에 아파트 1974채를 공급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이중 70%에 가까운 1353채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10여 년 전인 200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사로 달려들었지만 각종 마찰이 빚어지며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2019년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후에도 행정절차 지연,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고 지난해엔 조합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으로 낮은 분양가가 산정돼 후분양으로 결론내고 이달 10일 착공에 들어갔다. 인명피해를 동반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현장 외벽붕괴사고는 이튿날인 11일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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